[사회] 韓 최대 수입국 됐는데…고등어 어획량 줄이는 노르웨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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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베르겐의 원양 수산물 판매 조합(실레라게, Sildelaget) 사무실에서 온라인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천권필 기자
노르웨이 항구 도시 베르겐에 있는 원양 수산물 판매 조합(실레라게, Sildelaget). 노르웨이 어획물의 80%가 이곳의 전자 경매 시스템(E-Auction)을 통해 거래된다. 한국으로 수출되는 고등어 역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어종 중 하나다.
지난 1월 29일 찾은 조합에서는 싱싱한 수산물도, 시끌벅적한 흥정도 볼 수 없었다. 대신 직원들은 모니터 화면을 보며 차분히 경매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 화면에는 바다에서 조업 중인 어선들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경매 방식은 간단하다. 어선이 고등어를 잡으면 조합에 보고하고,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업체의 공장으로 곧바로 인도된다. 배 위에서 고등어의 가격이 정해지는 셈이다.
로아르 비야네스외 실레라게 커뮤니케이션 디렉터가 노르웨이 어업 구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권필 기자
고등어를 잡으면 사이즈뿐 아니라 배를 갈라 어떤 먹이를 먹었는지까지 구매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죠.
로아르 비야네스외 실레라게 커뮤니케이션 디렉터가 화면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그는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대부분은 아시아로 수출된다”며 “한국은 가장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지방 풍부해 한국서 인기…치솟는 가격이 문제
김주원 기자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노르웨이 고등어(냉동 원물)는 3만 2495t(톤)으로 중국과 일본 등을 제치고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국내에서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찾는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가을과 겨울 사이 노르웨이 앞바다에서 잡힌 고등어는 최대 30%의 지방을 함유할 정도로 육즙이 풍부하다.
최근 수온 상승의 영향으로 국내 중대형급 고등어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노르웨이 고등어가 시장을 빠르게 점령했다. 국내에서 인기 없는 소형 고등어는 대부분 아프리카로 수출되고 있다.
문제는 노르웨이 고등어 물가가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으로 수출하는 노르웨이 고등어의 가격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당 8155원을 기록했다. 연초인 1월(4678원)보다 무려 74.3%나 상승했다.
한국으로 수입되는 노르웨이 고등어. 사진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가장 큰 원인은 어획 할당량이 매년 줄면서 노르웨이 고등어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고등어 어획 할당량은 2024년 21만 1800t에서 지난해 13만t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8만 5561t으로 또 30% 이상 급감했다. 4년 전인 2022년(28만 4539t)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노르웨이 정부가 이렇게 어획 할당량을 줄이는 건 국제해양탐사위원회(ICES)의 과학적 권고를 반영한 조치다. ICES는 지난해 9월 “대서양 고등어의 자연 폐사율이 증가하고 신규 유입도 수년간 매우 부진했다”며 대서양 연안국들에 어획량을 줄이라고 권고했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는 “이번 조치는 장기적인 자원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관리 차원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업일 줄이는 어선들…“올해 가격 더 오를 것”
요니 로코이 MS Endre Dyroy 선주가 고등어 어선에서 조업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권필 기자
어선들은 할당량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40년 넘게 고등어를 잡은 요니 로코이(MS Endre Dyroy 선주)는 “연간 180일 정도였던 고등어 조업일을 올해 130~140일로 줄여야 할 것 같다”며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결국 버텨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고등어 수입을 위해 노르웨이를 방문한 한 업체 관계자도 “예년 겨울보다 바다 날씨가 이례적으로 좋은데도 할당량이 줄다 보니 배들이 고등어를 잡으러 나가질 않는다”며 “이미 역대급으로 경매가가 오른 상태인데 올가을이 되면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얀 욘센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원양 수산물 대표도 “1월 (고등어) 수출량은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이라며 “2026년은 고등어 시장에 매우 이례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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