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발사 누른 순간 좌표 찍힌다…이란 미사일병 '죽음의 숨바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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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혁명 47주년 행사에서 이란 시민들이 국기를 들고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구경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에 맞선 이란의 ‘창’ 탄도미사일을 두고 양측의 공방이 치열하다. 이란은 중동 10여 개국에 미사일 보복 공격을 벌여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반면 발사대 제거에 사활을 건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해 이란 탄도미사일 대원들은 사실상 목숨을 내놓은 채 일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군력과 방공망이 약한 이란은 탄도미사일을 국방의 ‘보검(寶劍)’이자 결사 항전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부 의사에도 이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3대 최고지도자로 선출한 직후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 국영 방송 IRIB는 9일 “당신의 명령에 따르겠다. 사이이드(Sayyid·예언자 무함마드의 후손) 모즈타바”란 글이 새겨진 미사일 사진을 텔레그램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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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3월 이란이 시험 발사한 장거리 탄도 미사일 카드르의 모습. AP=연합뉴스

하지만 발사 업무를 맡은 이란 미사일 운용병은 사지(死地)에 몰려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위성과 드론이 이란 영공을 제집 보듯이 감시하고 있어서다. 양국은 이란 미사일 전력을 무력화할 최고의 방법을 발사대 제거라고 보고 감시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발사대는 ‘미사일 도시’로 불리는 산악 지하 기지에 있을 땐 발견이 어렵다. 하지만 발사대가 발사 지점으로 이동하기 위해 밖으로 나오는 순간 상황이 달라진다. 몇분 내에 위치를 파악한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습에 나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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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주요 발사 기지 위치. 일부 기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FT 캡처

운 좋게 발사에 성공해도 공습 확률은 더 높아진다.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발사까진 15~20초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 열기류와 적외선 신호를 포착한 위성으로부터 좌표를 받은 미군과 이스라엘군이 즉시 타격에 나선다.

FT는 “이란 미사일 운용병은 10분 내 재발사를 하도록 엄격한 훈련을 받지만, 적 감시를 피해 도로변이나 들판에서 발사대를 설치할 경우 재발사까지 30분이 걸린다”며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는 발사 직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가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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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탄도미사일 발사 과정. FT 캡처

미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파르진 나디미 선임연구원도 “며칠밖에 안 되던 이란 미사일 대원의 기대 생존시간은 이제 몇 시간으로 짧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이란 미사일 운용병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에서 가장 이념이 투철한 집단이라고 FT가 전했다.

집요한 타격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미사일 전력이 약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개전 후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를 300기 이상 파괴했다고 밝혔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도 지난 4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 횟수가 개전 첫날보다 86% 감소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에 따르면 이란이 UAE에 발사한 미사일 수는 지난달 28일 165발에서 5일 7발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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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바레인 바프코 정유시설에서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의도적으로 발사를 자제하며 전력을 아낀 이란이 반격에 나설 거란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여전히 이란이 미사일 발사대를 100~200여 기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그동안 집중 타격을 받은 이란 서부가 아닌 동부 지역 발사대를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폭 드론 공격도 늘어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드론이 중동 미군 기지 방공 레이더를 타격해 미국과 역내 국가의 미사일 요격 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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