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해 3000건 처리하는데…헌재 "재판소원 1만5000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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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재판소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 시행 시 접수 건수를 연간 1만건~1만5000건으로 예상하며, 이중 상당수는 각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헌재, ‘선택과 집중’ 전략 취한다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재판소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지성수 헌재 사무차장은 10일 오후 재판소원법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입법 추진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추정한 건수는 연간 1만건에서 1만 5000건”이라며 “혹시 초기 접수 단계에서 전자시스템이 다운되는 일들이 있을 수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1만~1만5000건은 지난해 헌재의 전체 사건 처리건수(3111건)의 3~5배 수준이다.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은 “현재 법원의 상고 건수에 대비해서 25~30%의 불복률을 적용한 것”이라며 “독일에서도 마찬가지로 20% 선을 보인다”고 했다. 이에 헌재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사건을 심리할 예정이다. 손 처장은 “상당수는 지정재판부 단계에서 각하할 것”이라며 “헌법적 중요성이 있거나 꼭 본안 판단을 해야 할 중요한 사건들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운용할 것”이라고 했다.
헌재는 업무 폭증에 대비해 규칙과 인력을 정비하고 있다고 했다. 손 처장은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당연히 사건 수가 상당 부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기존 연구인력으로 당장 대응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예비비 확보를 위해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서 연구원 증원 등을 통해 해결할 생각”이라고 했다. 우선 헌재는 법조경력 15년 이상의 헌법연구관으로 구성된 전담사전심사부 구성을 마쳤다.
아울러 헌재는 남소(濫訴)를 막기 위한 연구용역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국가가 부담하도록 돼 있는 헌법소원의 인지대(수수료)를 청구인에게 일부 부담시키는 방법 등이 고려될 수 있다고 했다. 손 처장은 “재판소원이 진행되면 기존 헌법소원 제도의 무게는 매우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는 당사자가 법원의 문을 두드려보지도 않고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는데, 이제는 헌재가 법원의 재판을 거쳐서 오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1·2심 확정판결도 재판소원 대상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재판소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재판소원 대상에는 1·2심 확정판결도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손 처장은 “법령상 대상은 ‘확정된 재판’이다. 확정이 중요한 것이지 1·2·3심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2심과 3심을 거칠 수 있는데도 재판소원을 제기하기 위해 일부러 사건을 확정시킬 경우 ‘보충성 원칙’에 따라 사건이 각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보충성 원칙이란 다른 법률에 의한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헌법소원 청구가 가능하다는 규정이다.
이혼 판결 확정 후 재판이 취소되면 그 사이에 한 결혼은 중혼이 되는가, 당선무효형 후 재판이 취소되면 국회의원은 2명이 되는가 등 법적 불안정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손 처장은 “재판소원을 도입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재판 취소결정이 생기면 사후에 발생하는 법적 분쟁을 어떻게 정리하는가라는 문제”라고 했다. 이어 법원의 재심 과정에서 이혼이나 경매가 취소되는 사례가 기존에도 있었다며, 법원 내에서 다시 재판을 통해 분쟁을 정리할 수 있다고 했다.
법원으로부터 재판 기록을 받아보는 문제는 우선 기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기 차장은 “모든 재판기록이 저희의 기록으로 사용될 거로는 예상하지 않는다. 필요한 일부 기록에 대해서는 재판기록 사본 제출이나 인증등본 송부촉탁 등 기존의 다양한 방법으로 송·수신이 가능하다”고 했다. 기록 분량이 큰 경우에는 USB를 활용하거나, 전자헌법재판센터에 법원이 ‘기관회원’으로 가입해서 제출하는 방식, 웹하드를 내부망에 장착하는 방식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피청구인은 법원, 소송 수행자는 미정
재판소원 사건의 피청구인은 법원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누가 사건을 수행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기 차장은 “통지 대상을 법원, 법원장, 재판장, 법원행장처장 등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수행자는 어떻게 할 것인지는 법원이 정해야 할 문제”라며 추후 확정될 것이라고 했다. 사건부호는 기존 헌법소원심판과 같은 ‘헌마’로 부여하고, 사건명은 ‘재판취소’로 기재하기로 했다. 배당은 기존 헌법소원과는 별개의 배당 체계를 적용할 방침이다.
헌법재판소는 법안이 공포되면 시행일에 맞춰 전자접수 시스템을 개시할 예정이며, 홈페이지에 재판소원 청구에 대한 안내문을 기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화 및 방문 상담에 대비한 안내문과 리플릿도 제작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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