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란 스포츠장관 "우리 국민 수천명 살해… 월드컵 참가 가능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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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사진은 지난해 12월 FIFA 평화상 시상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오는 6월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의 아흐마드 도냐말리 스포츠청소년부 장관은 전날 '스포츠 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부패한 정부가 우리 지도자를 암살했다. 어떤 면을 보더라도 월드컵에 참가할 여건이 아니다. 선수들도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지난 8~9개월 동안 두 번이나 전쟁을 강요받았고 수천 명의 우리 국민이 살해됐다. 월드컵 참가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최종 예선을 통과한 이란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미국에서 치르는 것으로 배정됐다. 6월 15일과 21일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질랜드와 벨기에를 상대하고 26일에는 시애틀에서 이집트와 격돌할 예정이다.

11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저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다가오는 월드컵 준비 상황, 개막을 93일 앞두고 고조되는 기대감에 관해 얘기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당연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여자 아시안컵에서 이란 선수가 집단으로 호주에 망명한 것도 이란 당국이 남자 대표팀의 북중미 월드컵 불참 의사를 밝히게 된 배경이 됐다. 이란 여자 대표팀은 지난 2일 한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국가 연주 때 침묵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국가 제창을 거부하는 행위는 수치심과 애국심 결여의 극치"라며 선수들을 '전시 반역자'로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주장을 포함한 선수들이 밤중에 호텔을 빠져나와 호주 정부에 보호를 요청했고, 10일 호주 정부는 이들에게 인도주의 비자 발급을 했다고 발표했다. 호주의 토니 버크 내무부 장관은 7명이 망명을 허가받았으나 그중 한 여성은 마음을 바꿔 귀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선수단은 대회를 마치고 이란으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호주는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이 살해될 가능성이 높은 이란으로 돌아가도록 허용함으로써 끔찍한 인도주의적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망명을 받아주라.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이 그들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메흐디 타즈 이란축구협회 회장은 '납치'라고 주장하면서 "미국 대통령이 우리 대표 선수에 대해 '난민이 돼야 한다'는 취지의 SNS를 두 개나 올리며 협박했다"며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대해 어떻게 낙관적일 수 있겠나. 제정신인 사람 중에 누가 이런 곳에 국가대표팀을 보내겠나"라고 말했다.

이란의 월드컵 출전을 포기가 최종 확정되면 FIFA는 대체 팀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마지막까지 경쟁하다 탈락한 이라크나 아랍에미리트다. 이라크는 이달 말 열리는 대륙간 플레이오프로 한 번 더 자력 출전의 기회를 남겨놓고 있다.

BBC는 이란 스포츠 장관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월드컵 불참을 확정 짓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FIFA는 이달 말 열리는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월드컵에 출전하는 48개국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는 시점까지 지켜본 후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이란과 미국의 갈등 양상이 어떻게 전개되는 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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