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하도에서 365일 딸기 재배…도심 농장에 한해 1만2000명 찾는 까닭

본문

장기간 사람이 다니지 않아 흉물로 변했던 도심 지하도, 수십년간 임대조차 되지 않았던 사무 공간, 빈 창고 등이 스마트팜으로 바뀌고 있다. AI(인공지능)까지 도입되는 등 영농 기술이 발달하면서 땅이 없어도 농사를 짓는 시대가 열렸다. 이 같은 스마트팜은 빈 곳을 활용하는 효과도 있어 침체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전시가 이런 예산 지원 등을 통해 도심 스마트팜 조성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bt2282d9ac479f3a66833f4271fa45fe78.jpg

대전시 서구 둔산동 폐지하보도에 스마트팜이 들어섰다. (주)모던이 대전시에서 임대해 만든 이곳에서는 딸기와 채소 등을 기른다. 김성태 객원기자

지하도에 딸기·채소 연중 생산 

지난 10일 오전 대전시 서구 둔산동 둥지 지하보도. 둥지 지하보도는 1993년 도심 왕복 6차선 도로 아래로 조성된 보행시설이다. 이곳은 2010년 횡단보도가 설치되면서 폐쇄된 이후 15년 넘게 방치됐다. 966㎡에 달하는 지하보도에는 딸기 4506주와 바질 등 유럽피안 채소 등이 자라고 있었다. 이곳은 스마트팜 업체 ‘대전팜’이 대전시에서 임차해 스마트팜 농장으로 꾸며 지난달 20일 개장했다. 임대료는 연간 수백만원이라고 한다. 대전팜 측은 이곳에 17억원 정도 들여 스마트팜 농장으로 꾸몄다. 대전시도 철거비·리모델링비 등을 보탰다. 농작물 기르는 곳 외에도 커피 등을 판매하는 카페도 있다.

대전팜측은 AI기술 등으로 딸기 등을 기른다. 온도와 습도는 자동으로 조절된다. 조명도 딸기 생육을 위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밝게 켜 놓고, 야간에는 끈다. 액상 비료도 플라스틱 관을 통해 자동 공급된다. 이곳에서는 월평균 350㎏ 정도의 딸기가 생산된다. 대전팜 여윤심 대표는 “생육조건을 맞춰서 딸기와 채소는 연중 생산한다”고 전했다.

btc762961808ad2d6df98c47a8294b5eec.jpg

대전시 서구 둔산동 폐지하보도에 스마트팜이 들어섰다. (주)모던이 대전시에서 임대해 만든 이곳에서는 딸기와 채소 등을 기른다. 김성태 객원기자

bt43d3f95bbce2a58c94f4a93a9a8e252b.jpg

대전시 서구 둔산동 폐지하보도에 스마트팜이 들어섰다. (주)모던이 대전시에서 임대해 만든 이곳에서는 딸기와 채소 등을 기른다. 김성태 객원기자

대전팜측은 딸기 등을 수확하거나 케이크 만들기 체험 등으로 스마트팜을 운영한다. 체험 비용은 딸기 수확체험이 인당 1만5000원 정도다. 딸기 500g을 가져갈 수 있다. 케이크를 만들려면 약 1만원을 추가로 낸다. 채소는 2000원을 내면 한 포기 수확이 가능하다. 이곳에는 주말이면 가족 단위 체험객이 100여명이 몰린다. 서울에서 이곳을 찾은 김윤지씨는 “도심 한복판 지하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btd852c5162a77f728f892346cf7a125f3.jpg

대전시 동구 삼성동에 들어선 스마트팜. 스마트팜 업체 '동구나무'가 만든 이곳에는 버섯과 채소 등을 재배한다. 사진 동구나무

폐창고에도 스마트팜 

대전시 동구 삼성동에도 2024년 5월 스마트팜이 문을 열었다. 스마트팜 업체인 '대전팜 둥구나무'는 한약재와 인쇄 거리가 번성하던 1991년 당시 창고로 사용되다 수년간 비어있던 3층 건물에 스마트팜을 만들었다. 1층은 상추·고추냉이 등 체험용 쌈 채소를 재배하고, 2층은 저온성 버섯 재배시스템과 포도·무화과 등을 키운다. 3층은 식문화 체험과 교육 공간으로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체험객이 생산된 채소를 수확해 3층에서 김밥과 샌드위치 등으로 직접 만든다. 어린이집과 학교, 농업 관련 단체와 기관 등에서 찾아온 유료 프로그램 참가자가 지난 한 해 동안 1만2000명을 넘었다.

둥구나무는 첨단 농업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노숙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 직업 훈련과 자격증 취득 등 자활을 지원하고 있다. 둥구나무는 2~3층을 주민에게 개방했다. 동네 모임뿐 아니라 차를 마시고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사랑방으로 쓸 수 있게 했다. 임현구 대전팜 둥구나무 대표는 “도시에서는 비싼 땅값 때문에 농사지을 땅을 구하기 쉽지 않다”며 “빈 사무실을 활용한 스마트팜은 도시농업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tb57b4f7293e79635b3e2fbbfd84b4a8b.jpg

대전시 동구 대흥동에 쉘파스페이스가 만든 스마트팜. 딸기와 대마 재배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사진 쉘파스페이스

대마·딸기 재배기술 연구하는 스마트팜

도심 빌딩 빈 공간에 만든 스마트팜도 있다. 2024년 2월 중구 대흥동에 ‘쉘파스페이스’가 만든 스마트팜이다. 대전 구도심이 쇠락하면서 20년 넘게 공실로 남아있던 8층 건물의 8층(라운지)과 지하 2층(팜)에 조성했다. 팜은 재배실과 육묘실, 실험실과 성분 분석실 등으로 구성됐다. 이곳은 주로 농산물 생산 기술을 연구한다. 햇빛과 온도, 급수 등 환경을 달리해 작물의 생육 상태와 성분 등을 분석, 최적의 재배가 가능한 기술을 개발한다. 딸기와 대마가 주요 대상이다. 딸기의 항암성분 극대화와 뇌전증·간질환자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마 성분을 집중적으로 배양한다. 윤좌문 대표는 "딸기 등 재배법을 개발해 보급하면 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전시내 곳곳에는 봉봉농원 묘목카페, 그린에스텍, 그린팜(주), (주)에스엔, 이엔후레쉬(주) 등 소규모 스마트팜이 조성돼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기후변화 위기와 농업 인구 고령화로 농업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고, 도심에서는 유휴공간 활용이 과제가 되고 있다”며 “도시 스마트팜은 첨단 농업 기술을 활용해 도시를 재생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7,83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