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의 지성’ 獨 현대철학 거장 위르겐 하버마스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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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하버마스. 중앙DB

‘유럽의 지성’ ‘현대철학의 거장’ 위르겐 하버마스가 14일(현지시간) 별세했다. 98세.

AP 통신과 독일 dpa통신 등은 이날 하버마스가 독일 바이에른주 슈타른베르크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1929년 6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난 하버마스는 ‘공론장(public sphere)’과 ‘의사소통 행위 이론’ 등으로 널리 알려진 현대 철학자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이자 독일 지성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유럽 진보 운동의 사상적 뿌리인 독일 프랑크푸르트학파 2세대를 대표한다. 학계에선 “19세기에 마르크스가 있다면, 20세기에는 하버마스가 있다”고 평가할 정도다.

하버마스는 나치 독일 치하에서 청년기를 보냈다. 1949년 괴팅겐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취리히대·본대 등에서 철학·심리학·문학·경제학 등을 두루 공부했다. 이후 언론인으로 활동하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요람인 프랑크푸르트사회연구소에서 연구에 매진했다.

영미권 자유주의, 실용주의, 언어이론을 수용하고 좌파의 경직성을 과감히 탈피하면서도 현대 자본주의 시장경제, 복지국가, 패권적 세계주의의 한계를 예리하게 분석했다. 1980년대 독일 일부 역사학자들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를 당시 유럽의 전쟁과 폭력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자 하버마스는 “역사적 과오를 직시하고 반성하는 과거사 청산을 독일 국가 정체성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1년 펴낸 ‘의사소통 행위 이론’은 하버마스의 대표 저서다. 하버마스는 이 책을 통해 사회가 정치적 또는 경제적 힘이 아니라 합리적인 대화 능력에 의해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dpa는 “하버마스는 공론장 개념을 중심으로 민주사회를 조직하는 데 가장 적합한 담론의 형태를 탐구하며 전후 독일의 지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상아탑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 정치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왔다. 자신의 지도 아래 박사 학위를 딴 송두율 독일 뮌스터대 교수가 2003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되자 서울지법에 송 교수 석방을 위한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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