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일 정상회담 앞두고…트럼프가 내민 ‘호르무즈 군함 파견’ 청구서에 당혹스런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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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 함선 파견을 공개 요청하면서 일본 자위대 파견 문제가 오는 19일로 다가온 미·일 정상회담 테이블에도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10월 총리 취임 후 첫 미국 방문길에 나서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로선 트럼프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도 하지 않은 과제를 떠안을 공산이 커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를 방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도 함정을 보내 호르무즈 해협이 더는 위협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1기 정권 시절이던 2019년 호르무즈 해협서 유조선이 공격받는 등 이란과 갈등이 고조되자 한국과 일본에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상선을 보호하는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양 안보 연합(International Maritime Security Construct, IMSC)’ 참가를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아베 정권 시절이던 일본은 대응을 검토했지만 IMSC 참가에는 응하지 않았다. 미·일동맹과 우방국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해 자위대법을 근거로 호르무즈 해협 근해에 호위함을 파견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요청에 일본 내에선 당장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는 이날 후지TV에 출연해 미국의 이란 공습이 합법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동맹국이라도 왜 이것이 합법인지 확실히 확인하는 것이 독립주권국가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자민당 정무조사회장도 이날 NHK에 출연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미국 요청에 응할 경우 고려할 수 있는 법적 틀에 난제가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집단적 자위권’을 발동할 수 있는 안보관련법을 적용하기 위해선 그간 일본에 우호적이었던 이란을 적으로 간주하는 셈이 되며, 국제 사회가 공동으로 위협 제거 행동에 나설 경우 유엔 결의가 필요한 ‘국제 평화 공동 대응 사태’가 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위대법에 근거해 해상 경비 행동에 나서면 일본 선박만 보호할 수 있고, 해적대처법에 의해 움직일 경우엔 ‘해적’에 한정되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법적 문제 해결을 위해선 새로운 법 제도를 정비해야 하는데 법안 작성과 심의에 시간이 필요한 것도 문제다. 아베 정권처럼 ‘호르무즈 해양 연합’에 참여 않고 이란과 독자 외교를 진행하는 선택지도 있지만 다카이치 총리로선 이조차 여의치 않은 상태다. 닛케이는 “이란 상황은 당시보다 더욱 혼란이 심화돼 일본이 외교력을 발휘할 여지가 좁아지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에 대해서도 관세 압력을 가하는 강경한 외교를 더욱 선명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이 미국의 차세대 공중 미사일 방어 체계인 ‘골든돔’ 참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공위성과 레이더 등을 활용해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탐지하고 요격하는 시스템으로 일본이 참여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골든돔 참여와 관련해 “요격 미사일 공동 개발과 위성망 구축을 통해 협력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개발 중인 극초음속 활공무기(HGV) 등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목표가 있다”고 전했다. 희토류 공급망 강화를 위해 일본 혼슈 남쪽의 미나미토리시마 인근 해저의 희토류 확보 사업에 미·일이 공동 출자하는 방안도 이번 회담에서 거론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정부가 미 해군 제7함대 소속된 사세보 기지에 배치된 강습 상륙함 ‘트리폴리’와 오키나와현 제31해병 원정부대 각기 2500명 등 총 5000명을 중동 지역에 파견한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이에 대해 “미군 전력 일부가 일본이나 한국에서 중동으로 이전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 억제력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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