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인생 첫 5000m 설산의 유혹…3000m 노천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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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트레커스] 중국 쓰촨성 칭거봉
호모 트레커스는 더중앙플러스의 걷기 콘텐트입니다. 걷기 좋은 길, 걷기 노하우와 걷는 자의 철학을 다룹니다. 올해부터 중앙일보와 함께 하는 해외 트레킹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첫 행선지는 중국 쓰촨성의 미봉, 칭거봉(5018m)입니다.
지난 1월 17일 이른 아침, 한 트레커가 중국 쓰촨성 칭거봉(5018m)을 오르고 있다. 최근 개방한 칭거봉은 이틀 만에 오를 수 있는 트레킹 피크다. [사진 심상명 작가]
산을 보면 오르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본능이다. 1938년, 당시 ‘죽음의 벽’이라 불린 아이거 북벽(3970m) 초등이 그렇다. 이카루스의 신화처럼 무모한 도전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 등반은 유럽이 ‘히말라야 정복’에 나선 계기가 됐다. 1953년 인류 최초로 8000m대 고산 정상에 오른 프랑스의 안나푸르나(8091m) 원정대, 1953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를 등정한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도 마찬가지다.
깎아지른 암벽과 해발 7000~8000m에 이르는 히말라야 봉우리가 전문 등반가의 영역이라면, 5000m 산은 보통 사람도 가능한 영역이다. 그래서 트레킹 피크로 분류한다. 안나푸르나 아래 자리한 타르푸출리(5663m),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5895m) 등이다.
산소 발생기를 착용한 김영주 기자. 고산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사진 석상명 작가]
5000m 고산에 오를 때 걸림돌은 고소 증세, 즉 고산병(高山病)이다. 평지에서 살던 사람이 갑자기 해발 5000m 이상 저압 저산소(低壓 低酸素) 환경을 만날 때 일어나는 신체적 변화를 의미한다. 두통·어지러움으로 시작해 심하면 구토가 나고 폐수종에 이를 수 있다. 히말라야 트레킹 중 발생하는 사고는 대개 고산병에서 시작된다. 해결법은 천천히 걷는 것이다. 신체가 적응할 시간을 벌어주면서 고도를 높이면 된다. 해발 3000m에서 3500m에 오른 뒤 3000m 이하로 하산, 그리고 4000m를 간 뒤 다시 하산하는 식이다. 8000m 산의 등반 방식도 같다.
3000m 노천탕과 리조트
동티베트라 불리는 중국 쓰촨성(四川省) 내륙은 5000m 봉우리가 수백개에 이른다. 이 중 칭거봉(靑格峰)은 쓰촨성 정부가 반년 전 개방했다. 해발 3300m에서 시작해 4200m 베이스캠프(BC)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이튿날 새벽에 출발해 서너 시간이면 정상에 닿는다. 고소 적응을 마쳤다면 7~8시간 만에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고소 적응이 된 경우다.
고소 적응 1단계는 칭거봉에서 차로 5~6시간 떨어진 하이뤄거우(海螺沟) 빙천삼림공원이다. 해발 3000m 노천 온천에서 6000~7000m 설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온천의 나라’ 일본은 물론 히말라야 어디에도 이런 곳은 없다. 하이뤄거우는 촉산의 왕(蜀山之王)으로 불리는 공가산(貢嘎山, 7556m) 동쪽 골짜기다. 계곡이 소라 껍데기처럼 나선형으로 이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깊숙이 들어갈수록 비경이다.
해발 3000m에 있는 하이뤄거우 금산리조트. 노천탕에서 6000m 설산의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고, 3600m 전망대에 오르면 ‘촉산의 왕’ 공가산을 볼 수 있다. [사진 금산리조트]
하이뤄거우의 명소는 금산온천리조트와 해발 3600m 공가산 전망대다. 금산온천리조트 옥상 노천탕은 일몰과 일출을 볼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다. 아침에는 일조금산(日照金山)으로 빛나는 금은봉(金銀峰, 6410m) 정상을 볼 수 있고, 해 지고 난 이후엔 달빛을 받아 은빛 실루엣으로 빛나는 산 능선을 볼 수 있다. 하룻밤을 묵는 것 만으로 고소 적응에 도움을 준다.
두 번째는 뉴베이산(3666m)이다. 소(牛)의 등처럼 생긴 산으로 정상부에 글램핑 텐트와 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다. 산꼭대기 숙소는 다소 이질적이지만, 해발 3600m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해발 2850m에서 시작해 약 5~6㎞ 트레일을 따라 걷는다. 중간에 버스나 사륜 바이크를 탈 수도 있다. 정상에선 공가산 일출을 볼 수 있다. 더한 매력은 산 아래 3000m 상공에 이불처럼 깔리는 운해(雲海)다. 골짜기를 따라 흐르다가 갑자기 폭포수처럼 낙하하는 운해는 무릉도원을 떠올리게 한다.
해발 5018m 칭거봉 등반
쓰촨 스타일을 가미한 티베트 전통 음식. [사진 피크트래버스]
칭거봉(靑格峰)의 거(格)는 코스모스를 뜻한다. 티베트말 ‘겔상’에서 유래했는데, 행복이라는 뜻이다. 지난 1월 17일, 골짜기를 거슬러 올라 산 정상에 섰을 때 맞은편 고원 지대를 내려다보았다. 여름이면 그 고원이 코스모스 천국이 된다고 한다.
청두시 미쉐린 가이드 레스토랑 푸롱황의 화자오(椒麻)와 함께 버무린 콩 줄기. 김영주 기자
정상 등반은 새벽 3~4시에 출발한다. 베이스캠프는 해발 4300m. 장작 난로가 있는 대형 돔 텐트가 있어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된다. BC 가는 길도 짧다. 쓰촨성 쑹판현(松潘县) 대성향(3300m)에서 시작해 서너 시간이면 닿고 말을 이용할 수도 있다. 트레킹 시작에서 정상 등반 후 하산까지 1박 2일, 약 25시간이다.
쑹판현 티베트 레스토랑 샤얼바장찬의 소시지. [사진 피크트래버스]
정상 가는 길은 눈이 사르르 깔렸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눈이 많이 오는 3~4월에 그보다 더 푹신하다고 한다. 정상부 직전 해발 약 4700m부터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마지막 오르막(해발 4700m)에서 정상까지 구간은 안전을 위해 고정 로프를 설치했다. 아이젠은 해발 4500m 지점부터 착용한다. 히말라야 14좌 베이스캠프를 모두 다녀본 기자의 경험으로 볼 때, 겨울 덕유산이나 설악산을 오를 정도의 체력이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중앙일보와 함께하는 ‘인생 첫 5000m 써미트’

QR코드를 스캔하면 유라시아트렉 홈페이지(www.eurasiatrek.co.kr)에서 자세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호모 트레커스가 2026년을 맞아 독자와 함께하는 해외 트레킹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중국 쓰촨성의 3000~4000m 트레킹 코스에서 고소 적응을 마친 후 칭거봉(5018m)에 오르는 9박 10일 일정이다. 호모트레커스 김영주 에디터 그리고 한국과 중국 쓰촨성의 등반 전문가들이 가이드한다. 트레킹과 중 쓰촨 지역의 맛집을 들르는 미산미식(美山美食) 투어다. 미쉐린 가이드 맛집도 방문한다.
더중앙플러스-호모 트레커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4361
“칠순 앞두고 5000m 칭거봉” 7시간 만에 설산 정상에 섰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7262
50대 기자, 5000m 설산 오르다…中 쓰촨서 고산병 극복한 꿀팁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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