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동 의존도 94%, 호르무즈 봉쇄 직격타… 日, 비축유 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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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한 주유소에서 14일 일반 휘발유 가격이 리터 당 188엔(약 1765원)으로 표시됐다. AFP=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석유 비축분을 방출하기 시작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민간 비축분 중 15일 분량에 해당하는 약 2700만 배럴로, 이란 정세 악화로 인한 공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일본의 석유비축법에 따르면 정유사 등 민간에서 70일분의 소비량을 보유토록 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55일분으로 줄이기로 지난 11일 결정했다. 또, 이와 함께 국가 비축유 1개월분도 조만간 배출해 민간 15일분까지 약 8000만 배럴(45일분)의 비축유를 방출할 계획이다. 이는 일본 국내 비축량의 약 20% 규모라고 한다.

일본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국가 비축분을 방출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협조에 따른 조치였다. 하지만, 이번엔 IEA가 유가 안정을 위해 32개 회원국의 방출을 결정하기 전 선제적으로 단행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髙市早苗) 총리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IEA의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16일부터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이번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 일본 언론들의 해석이다.

이같은 선제적 조치를 취한 데는 일본의 원유 수입이 중동에 집중되어 있어서다. 지난해 기준 일본은 원유 수입량의 94%를 중동에서 가져왔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이 진행한 시뮬레이션 결과 호르무즈 해협 위기로 일본은 20일부터 일본에 도착하는 원유량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물량이 실제로 끊기기 전인 16일을 '골든 타임'으로 잡고 방출을 시작해야 가격 상승 등을 억제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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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해 성공한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사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조치를 내놓은 셈이다.

일본 정부는 휘발유 가격을 170엔(약 1596원)대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다만, 지난주 일본 언론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리터당 190엔(약 1783원)까지 가면서 리터당 200엔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한국도 IEA 결정에 따라 국가가 비축한 2246만 배럴의 석유를 방출하기로 했다. 시점은 미정이다.

한국은 중동에 대한 의존도가 69%로 일본보다는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는 다소 여유가 있다. 아직까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등을 통해 가격을 통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원유 수입처는 미국이 17%로 사우디아라비아(33.59%)에 이어 단일 국가로는 두 번째로 많다. 일본은 지난해 원유 수입량의 94%를 중동에서 가져왔고 그다음으로 많은 미국에선 3.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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