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호르무즈 호위' 압박하는 트럼프…이란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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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남은 건 해협에서 약간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 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이렇게 평가했다. “이 해협의 수송 혜택을 받는 국가들이 도와야 한다”며 한국 등에 군함 파견을 요구하면서도, 이란의 공세는 대수롭지 않다는 인상을 주려 애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호위작전 1회에 최대 군함 20척 투입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안전은 트럼프가 호언 장담한대로 확보하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미군이 구상하는 다국적 연합 호위함 구상부터 난관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공 방어를 위해선 유조선 1척당 2척의 호위함이 필요하다”며 “유조선 선단은 보통 5~10척 규모로 움직인다”고 전했다. 1회 호위작전에 최대 20척의 군함이 투입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이란 남부 해역에서 무장한 수상보트를 통한 해상 훈련을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란 해군은 궤멸됐다”고 말하지만,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소형 고속 공격정이 집단으로 공격하는 ‘모기 함대’ 전력이 건재하다. 가장 좁은 지점 폭이 약 34㎞에 불과한 호르무즈 해협 연안에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쏜 미사일·드론을 격추하는 것도 쉽지 않다.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라크 선임연구원은 “이란 미사일 발사대 등을 추적·타격하려면 최소 10여 대의 MQ-9 리퍼 드론이 상시 순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거리가 적은 지점의 폭이 34km에 불과할 정도로 좁다. 로이터=연합뉴스
막대한 전력을 들여도 성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해운 분석회사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는 “가용 군함 수 제약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통행량이 평소의 10%로 감소할 것”이라며 “발이 묶인 600여 척의 선박 정체를 해소하는 데 몇달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병대 상륙·점령해도…내륙 미사일 못막아
지난 2월 태국 촌부리주에서 열린 코브라 골드 연합훈련에 참가한 미 해병대 병사. EPA=연합뉴스
지상 병력을 이란 남부 연안에 투입해 미사일·드론의 발원지를 장악하는 시도도 거론된다. 트럼프는 “이란 해안에서 활동하는 골칫거리를 제거할 사람을 원한다”며 유럽 특수부대 등의 군사 지원을 요구했다. 일본에 배치된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 등 3척의 미 해군 군함과 2500명의 미 해병이 중동으로 향하는 것도 미 해안 상륙과 연관이 깊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럴 경우 이번 전쟁 최초로 지상전이 시작되는 셈이다. 연안 내에 일정 규모의 ‘완충지대’를 만들어야 할 텐데 최소 수개월간 이어져야 가능한 일이라고 WSJ는 전했다. 성공해도 이란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내륙 지역에서 발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을 이란이 보유하고 있어서다.
기뢰 제거…몇주 걸리고 미사일 위험

지난해 4월 포항 동방 해역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 기뢰전 훈련에 참가한 미국 해군 소해함 워리어함이 기동하고 있다. 사진 해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뿌릴 기뢰도 위험요소다. 소해(掃海·기뢰 제거) 비용은 부설 비용의 최소 10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지난해 바레인에서 노후 소해함 4척을 퇴역시킨 뒤, 연안전투함과 무인잠수정으로 대체 투입하고 있지만 이들 함정으로 기뢰를 제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트럼프도 “해군과 방공망이 없는 이란이 할 수 있는 건 바다에 기뢰를 설치하는 성가신 일 정도지만, 그것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유럽이 미국보다 많이 보유한 기뢰 제거함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뢰는 일단 설치하면 소해에 몇주가 걸린다”며 “작업 과정에선 이란 대함 미사일 사정권에 잡히기 때문에 직접적 위험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이란 ‘왕관보석’ 타격…국제유가에 최악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인 페르시아만 하르그섬 전경. AFP=연합뉴스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섬을 공격하는 것도 거론된다. 미국은 이란 원유 수출량의 약 90%를 담당하는 거점인 페르시아만 북부 하르그섬 원유시설을 타격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13일 하르그섬을 “이란의 왕관 보석(crown jewel)”으로 지칭하며 공격 사실을 밝혔던 트럼프는 이날도 “앞서 하르그섬을 공격했지만 석유 시설은 건드리지 않았다”며 “원한다면 5분 안에 타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타격은 큰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하르그섬 원유시설이 공격받으면 이란은 미국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보고 아랍 국가들의 정유시설 파괴에 나설 것”이라며 “국제유가에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이란이 실효 지배하는 아부 무사와 대·소 툰브 섬 등을 점령하는 것도 대안으로 꼽힌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란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이곳은 호르무즈 해협 초입에 자리해 있다. 교통로 감시와 군사 작전에 유리한 이곳을 장악한다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을 약화할 수 있다.
미국으로선 추후 UAE에 섬 통제권을 넘긴다면 이번 전쟁으로 피해가 큰 UAE의 마음을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실제 상륙 작전을 감행할 경우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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