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또 韓 등 특정하며 호르무즈 파견 압박…“美 40년간 보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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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와의 오찬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한국ㆍ일본ㆍ중국 등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나라들을 특정하며 유조선 호위 작전 참여를 거듭 촉구했다. 특히 미국이 주둔하며 외부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는 동맹국을 거론하며 이들 국가의 결단을 압박했다.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높고 미군이 직접 주둔해 안보 보호를 받고 있는 한국과 일본은 더욱 강도 높은 참여 압박을 받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와의 오찬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원유 수입의 1% 미만을 이(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지만, 일부 국가들은 훨씬 더 많은 양을 조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일본은 95%, 중국은 90%를 들여오고 여러 유럽 국가도 상당한 양을 수입한다. 한국은 35%를 들여온다”며 “그래서 우리는 이들 국가가 와서 해협 문제를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은 채 “수많은 국가들이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나라는 매우 열의가 넘치고 어떤 나라는 그렇지 않다”며 “그 중에는 우리가 수년간 도와 온 국가들도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끔찍한 외부 위협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줬지만 그들은 그리 열의가 없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 열의의 수준은 나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만5000명 미군 주둔해 위험 보호”
그는 또 “어떤 나라에는 4만5000명의 훌륭한 (미군) 병사들이 주둔하며 그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고 했다. 주일 미군 규모는 약 5만 명이며, 주한 미군은 약 2만8500명이 주둔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동맹국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며 “한국에는 4만5000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이는 그들에게 엄청난 혜택이며 우리에게는 손실”이라고 말하는 등 주한 미군 규모를 4만 명 이상이라고 언급한 적이 꽤 여러 번 있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4만5000명의 미군 주둔을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 동참을 압박한 곳이 한국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안보 지원을 받아 온 동맹국들이 이번에는 미국을 적극 도울 차례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 논리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한 유조선들의 항로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뉴욕타임스 등 외신 종합]
“해협 필요한 국가들 기꺼이 미국 도와야”
트럼프 대통령은 “40년간 우리가 당신들을 보호해 왔다”며 “그들(이란)이 쏠 수 있는 탄약도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아주 사소한 일에도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국가들을 향해 “그들은 말 그대로 그 해협이 필요하다. 에너지나 석유의 90% 또는 95%를 그 해협에 의존한다”며 “그러니 그들은 기꺼이 와서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 작전에 참여할 국가들 명단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참여국) 리스트를 곧 드릴 것”이라며 “어떤 곳은 매우 열정적이고 어떤 곳은 그다지 열정적이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명을 특정하지 않은 채 “일부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우리가 약 40년 동안 수백억 달러를 들여 보호해 온 국가 중 한두 곳은 참여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해협 보호 비용, 왜 美가 부담해야 하나”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로 영향을 받는 나라들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들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보호에 드는 비용을 왜 우리가 부담해야 하나. 그리고 왜 그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인가. 나는 수년 동안 그렇게 말해 왔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통을 위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날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10점 만점으로 치면 그는 8점 정도”라며 “제 생각에 그는 도울 것 같다”고 전했다.
박경민 기자
“英, 함선 파견 요청 거절…기분 안 좋아”
영국에 대해서는 “관여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격한 감정을 직설적으로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주 전쯤 영국에 왜 함선 몇 척을 보내지 않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며 “그들은 정말로 보내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은 우리의 가장 오래된 동맹국이고 우리는 영국을 보호하기 위해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와 이런저런 일에 많은 돈을 쓰고 있다”며 “그런데 그들은 우리에게 기뢰 제거함이 근처에 있다고 하면서도 그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정말 끔찍하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에 항공모함 두 척 파견을 요청한 사실을 공개하며 “그들(이란)이 완전히 초토화된 뒤에 항공모함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필요 없다”며 “그래서 나는 매우 언짢았다”고 했다. 그러다 “아니 언짢았다기보다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영국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중국ㆍ프랑스ㆍ일본ㆍ한국ㆍ영국 등 5개국을 콕 집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해협을 개방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파견할 것”이라며 작전 참여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심 석유수출 기지인 하르그섬에 대해 “석유가 있는 구역을 제외한 모든 것을 파괴했다”며 석유 시설 공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하르그섬 석유 시설을 ‘파이프’라 부른다면서 “파이프는 남겨뒀다. 그것(파이프 공격)을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할 것”이라고 했다.
박경민 기자
“이스라엘, 핵무기 사용 안 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로 17일째 이어진 대(對)이란 군사작전과 관련해 “그들은 협상을 원한다. 우리 측과 대화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들이 준비가 됐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란의 새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해선 “다리 하나를 잃었고 아주 심하게 다쳤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그가 죽었다고도 말한다”고 했다.
분쟁이 격화할 경우 이스라엘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스라엘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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