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승컵은 안 뺏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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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가 WBC 우승 트로피에 키스하고 있다. 안경 쓴 이가 오마르 로페스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와 미국의 2026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결승전에는 ‘마두로 매치’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지난 1월 미국이 군사 작전을 감행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구금했기 때문이다. 결승에 오른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최근 베네수엘라에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51번째 주로 승격하면 어떤가’라고 조롱을 받은 베네수엘라 선수들은 그 어떤 경기보다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베네수엘라가 WBC 정상에 올랐다.
베네수엘라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WBC 결승에서 미국을 3-2로 이겼다. 베네수엘라는 여섯 번째 참가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시각 거리에 나와 기뻐하는 수도 카라카스의 시민들. [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는 메이저리그 통산 94승을 올린 선발 투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미국 강타선을 상대로 4와 3분의 1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선제점도 뽑았다. 3회엔 살바도르 페레스(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안타,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볼넷, 미국 선발 놀란 맥클레인(뉴욕 메츠)의 폭투 이후 마이켈 가르시아(캔자스시티)가 희생플라이를 쳤다. 5회엔 윌리에르 아브레유(보스턴 레드삭스)가 솔로포를 터트려 2-0을 만들었다.
미국은 8회 말 균형을 맞췄다. 2사 이후 바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가 볼넷을 얻은 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동점 투런포를 터트렸다. 2할대 초반 타율에 허덕이던 하퍼의 대회 첫 홈런이 극적인 순간에 나왔다. 하지만 9회 초 베네수엘라가 다시 달아났다. 루이스 아라에즈(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볼넷을 고른 뒤 2루를 훔쳤고,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신시내티 레즈)가 좌중간 2루타를 때렸다. 9회엔 시카고 컵스 마무리 다니엘 팔렌시아가 등판해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이번 대회 타율 0.385, 1홈런 7타점을 기록한 가르시아는 MVP에 뽑혔다.
결승전 마무리 투수 다니엘 팔렌시아.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결승이 끝난 직후 “스테이트후드(statehood·미국 주 지위)!”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미국의 51번째 주라는 뜻을 담아 승리를 비꼰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남미지만 축구보다 야구 인기가 높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은 5위. 지난해 메이저리그 등록 선수는 총 93명으로 도미니카공화국에 이은 3위다. 미국의 주요 스포츠 베팅사이트는 미국, 일본,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를 이번 대회 4강으로 분류했다. 베네수엘라는 1라운드에서 도미니카에게 졌지만 8강 토너먼트부터 일본(8-5승), 이탈리아(4-2승)에 이어 미국까지 물리치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미국은 사이영상 수상자인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 모두 출전하고, 하퍼와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등 정예 멤버를 꾸렸으나 2회 연속 준우승을 기록했다. 미국 선수들은 지난달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캐나다를 꺾고 금메달을 따낸 아이스하키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도 했으나 같은 결과를 내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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