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신모델 더 싸네? '연식 변경=가격인상' 차값 공식 깨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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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연식 변경’은 곧 ‘가격 인상’으로 통했다. 올해 들어서 이런 공식이 깨지고 있다. 양산차 기업이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판매가를 낮추거나, 상품성을 개선하고도 차값을 동결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2월 선보인 소형 스포츠 유틸리티차(SUV) 코나가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2024년형 코나 모던 트림 가격을 2516만원(1.6리터 가솔린 터보 기준)으로 정했다. 2023년형 모던 트림 판매가격 2556만원에 비해 40만원을 낮춘 것이다. 올해 출시한 모던 트림 코나에는 2열 에어벤트(송풍구)를 기본으로 장착해 2023년형과 차별화했다. 2열 에어벤트 옵션비 등을 고려하면 차량 가격 인하폭은 60만원 수준이라는 게 자동차 업계의 평가다.
이달 초부터 판매에 돌입한 제네시스 전기차 GV60 연식 변경 모델도 이전 모델 대비 가격을 60만원 낮췄다. GV60 스탠다드 모델의 판매가는 6433만원으로 2023년형 동급(6493만원)보다 저렴해졌다. GV60은 월평균 100대 가량 팔리는데, 자동차업계는 이번 가격 인하를 판매량 증대를 위한 현대차의 고육지책이라고 보고 있다.
연식 변경해도 가격 내리거나 동결, 왜?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도 가격을 동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GM은 이달 초 2025년형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발표했는데 2024년형과 동일한 가격(2188만원~2880만원)을 책정했다. 한국GM 관계자는 “판매 확대를 목표로 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가격 동결에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차량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 ‘온스타’를 일부 트림에 기본으로 장착했다.
이런 흐름은 성장세가 주춤한 전기차에서 더 확연하게 나타난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가격을 동결한 연식 변경 전기차를 새롭게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아이오닉6에 이어 이달 초 판매에 돌입한 아이오닉5가 그렇다. 아이오닉5는 84kWh(킬로와트시)의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상품성을 높였지만 판매가는 기존 가격을 유지했다. 아이오닉5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트림의 경우 판매가는 5885만원으로 연식 변경 이전 모델과 같다. 아이오닉5 롱레인지 트림은 새로운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458㎞에서 485㎞로 늘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상품성 개선에도 가격을 동결하면서 가격을 인하한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감소, 중국 진출과 관련
일련의 흐름이 국내 자동차 판매량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월간 자동차 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내수 판매는 11만5753대로 지난해 2월보다 21.2%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4만7653대, 4만476대를 판매해 1년 전보다 26.7%, 12%씩 판매량이 줄었다. 자동차 기업들이 가격 인하를 통해 수요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이런 흐름이 꾸준히 이어질 경우 올해가 가격 조정 원년으로 기록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최근 3~4년 사이 코로나 수요 폭발과 반도체 부족 등을 거치며 자동차 가격은 가파르게 올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승용차 평균 가격은 2019년 3620만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922만원으로 4년 새 1300만원 가령 상승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상황과도 관련 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저가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서 자동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라며 “BYD 등 중국 자동차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속도를 낼수록 가격 인하는 더 일어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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