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부자님 안녕하세요"… 논산시청에 온 아이·엄마의 편지 세통
-
26회 연결
본문
지난 17일 오후 3시 충남 논산시 복지자원관리팀에 세 통의 편지가 담긴 우편봉투가 도착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논산에 거주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성이었다. 3년 전 아이와 함께 논산으로 이사를 온 여성은 올해 1월부터 익명의 기부자가 기탁한 성금을 받고 있다고 했다.
충남 논산에 사는 8살 아이가 자신에게 기부금을 전달한 익명의 시민에게 손편지를 통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사진 논산시]
그는 편지에 ‘연고가 없는 논산에서 아이와 단둘이 지내며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기부자의 도움과 응원으로 우리가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보내주신 기부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하겠다. 저와 아이에게 기부의 의미를 깨닫게 해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썼다. 8살 아이는 삐뚤삐뚤한 손 글씨로 ‘이름이랑 얼굴을 모르는 데 기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30대 여성·8살 아이 '손 편지'로 감사 인사
이 여성은 논산시청 복지담당 공무원에게도 편지를 보냈다. 그는 직접 쓴 손편지에 ‘자녀와 함께 (기부금의) 사용 계획을 세우면서 편지를 쓰는 시간이 다소 (오래) 걸렸다. 하시는 일이 논산시민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달라”며 격려와 감사의 내용을 담았다.
편지를 받은 논산시청 공무원은 “봉투 속 세 편지를 읽으면서 업무를 수행하는 보람을 느꼈다”며 “기부자의 숭고한 나눔이 한 가정의 어머니에게 삶의 의지를 갖게 하고 아이에게는 교육적 가치로 이어지는 ‘나눔의 숭고함’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충남 논산에서 8살 아이와 사는 30대 여성이 자신의 가족에게 기부해준 익명의 시민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손 편지를 논산시청에 보내왔다. [사진 논산시]
논산시에 따르면 익명의 기부자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논산시에 2억~3억원가량의 기부금을 보내오고 있다. 그는 자신의 신분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이름은 물론 연락처도 남기지 않았다. 유일하게 연락하는 방법은 이메일이었다. 기부자는 맨 처음 기부를 시작할 때 논산시청 복지담당 공무원과 여러 차례 이메일을 통해 기부 방법과 기관 등을 문의한 뒤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논산시에 기부금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기부금은 12억2300만원에 달한다. 올해는 2억7300만원을 논산시에 기부했다. 기부자는 “논산에 사는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는 당부의 말을 보냈다고 한다.
익명의 기부자, 2021년부터 논산시에 15억원 기부
논산시는 기부자의 뜻을 기려 올해 157가구에 기부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기부금은 아이의 숫자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며 매달 한 차례씩 1년간 지원한다. 논산시 관계자는 “지역 내 기부문화가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넘어 세대 간 나눔의 가치를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