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범은 피고인이니 위증 처벌 불가?…대법 “따로 재판하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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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왼쪽 일곱 번째)과 대법관들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모해위증 관련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착석해 있다. 뉴스1
소송 절차를 분리했다면 공범을 공동 피고인이 아닌 증인으로 보고 위증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기존 법리를 대법원이 19일 재확인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는 이날 모해위증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피고인 A씨에 대해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16년 자신이 다니던 회사 대표 B씨를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8년 전 경기도 고양시의 모 하수관로 정비공사에서 현장 사진을 조작해 공사대금 일부를 빼돌린 혐의로 2018년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당시 B대표도 공범으로 함께 기소됐다. 하지만 소송이 분리돼 A씨와 재판은 따로 받았다. A씨는 B대표 재판에 출석해 “현장 사진을 조작한 건 B대표 지시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증언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B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모해위증 혐의로 기소됐다. 누군가를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증인이 법정에서 위증했을 때 처벌하는 죄목이다. B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됐기 때문에 A씨 증언이 위증이었던 점은 쉽게 인정됐다. 문제는 A씨 신분이었다. A씨는 B대표 공범으로 기소된 피고인이었데, 증인 신분을 부여해 모해위증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현행 법체계상 피고인 여러 명이 다 함께 같은 재판을 받으면, 한 피고인이 다른 피고인에 관해 증언했다고 그를 ‘증인’으로 보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 사건은 A씨와 B대표가 따로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 이런 경우 A씨를 B대표 재판의 증인으로 볼지 피고인으로 봐야 하는지였다.
1심, 2심에 이어 대법원도 증인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24년 비슷한 사건에서의 판례를 유지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 10명 등 11명은 이날 다수 의견으로 ‘증언거부권’을 고지했고, 피고인이 이를 행사하지 않은 채 허위로 진술했다면 위증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주심 오경미 대법관은 홀로 사건을 파기환송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우리 헌법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은 강요당하지 않을 ‘자기부죄거부특권’을 보장하는데, 이에 따라 본인 재판에선 진술거부권을 보장받은 피고인을 별개 재판이라고 증인으로 불러 불리한 진술을 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오 대법관은 “소송 절차를 분리해 공동 피고인을 증인으로 만드는 것은 소송상 기술에 불과하다”며 “이를 무제한 허용해 피고인에 자신의 범죄 혐의 사실에 관한 질문에 답하게 하는 것은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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