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화장장 불 꺼지고 장작 땐다…아시아 때아닌 리콜(Re Coal)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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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국민회의(INC) 당원들이 2026년 3월 16일, 인도 콜카타에서 액화석유가스(LPG) 실린더(가스통)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중앙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차 대신 레몬물, 장작으로 화장(火葬), 재택근무 재도입.

미국의 이란 전쟁 여파로 원유 및 가스 대란을 겪는 아시아 각국이 때아닌 리콜(Re coal·석탄 회귀) 시대로 선회하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연료 부족 사태가 언제 풀릴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서민들의 생활 전반까지 충격파가 확산하고 있다.   

호르무즈 봉쇄의 불똥이 튄 대표적인 곳은 인도다. 일상 생활에서 에너지 원료로 많이 활용되는 액화석유가스(LPG)의 90% 가까이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어서다. 연료가 부족해진 인도 각 도시의 식당에서는 차(tea) 대신 레몬물을 내주거나, 튀김 대신 밥이나 렌틸콩 등 비교적 연료를 적게 써도 조리가 가능한 음식으로 메뉴를 조정하고 있다. 델리의 일부 식당에서는 조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예 ‘밥과 렌틸콩만 됩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였을 정도다. 델리 고등법원 식당은 샌드위치만 제공했다고 한다.

남부 케랄라주 등에서는 이조차도 어려워 일부 주민들이 장작을 이용하는 전근대적 취사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일부 프랜차이즈 식당들은 인덕션을 급히 들여놓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 외식업협회에 따르면 전체 식당의 약 5%가 휴업 상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블룸버그도 새벽부터 연료 확보에 나선 시민들이 가스 충전소 등에 몰려들면서 대기 순번을 둘러싼 충돌이 벌어졌고, 상업용 대형 가스통이 도난당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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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네팔 카트만두의 공인 대리점에서 빈 LPG 가스통이 줄을 선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대부분 화장(火葬)으로 장례를 치르는 아시아 국가들의 장례식에도 여파가 미쳤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인도 남동부 비자야와다 등에서 LPG 부족으로 가스 화장장이 멈추거나 축소되기 시작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치솟는 LPG 가격 때문에 비용이 약 3000루피(약 4만8000원)에서 7000루피(약 11만2000원) 이상으로 급증하자 일부 유가족들은 불가피하게 장작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선회했다. 또, 인도 코임바토르에선 시 당국이 가스와 장작을 섞는 혼합 방식을 권고했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태국 차층사오주의 사원도 화장용 디젤을 구하지 못해 화장 서비스 중단 가능성까지 경고했다고 전하면서 "이러한 장례 차질 우려는 이들 국가가 처한 연료 부족 사태가 얼마나 심각해졌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도입됐던 재택근무도 다시 눈길을 모으고 있다.

태국 정부는 공공기관에 필수 인력과 공공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전면 재택근무'를 지시하는 한편, 에어컨도 26~27도로 맞추도록 했다. 여기에 양복·넥타이 대신 반팔 차림을 권고했다. 에너지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안간힘이다. 상황이 더 악화하면 상점·영화관 간판 등도 소등하고. 주유소도 조기 폐점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필리핀은 모든 관공서에 연료·전력 소비량을 10∼20% 줄이도록 하고 일부 주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베트남 정부는 민간 기업들에도 재택근무 권고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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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베트남 하노이의 한 주유소에서 사람들이 오토바이에 주유를 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 배급제도 나타났다.

스리랑카는 3월 중순부터 오토바이는 주 5리터, 승용차는 주 15리터, 버스는 주 60리터 식으로 차종별 연료 배급을 시작했다. 18일에는 차량번호 홀짝제까지 도입해, 지정 날짜만 주유가 가능하도록 했다.
네팔은 13일부터 빈 LPG 용기를 절반만 채워주는 취사용 가스 배급에 들어갔다. 사재기와 줄서기를 막고, 반통 충전으로 수요를 분산하겠다는 이유라고 한다. 

한편 로이터는 17일 '석탄으로 회귀하는 아시아(Asia pivots to coal)'라는 기사를 통해 태국 정부는 최근 화력(석탄) 발전소들에 최대 용량으로 가동하라고 지시했고, 방글라데시·필리핀·일본 등의 국가들도 화력발전을 다시 늘리기 시작했다며 탄소 중립은 에너지 위기 시에는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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