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WBC서 美 병정 놀이…9·11 시대 같다" 비판 터진 묘한 장면들
-
32회 연결
본문
미국 팬들이 지난 17일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서 브라이스 하퍼의 동점 홈런이 터지자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매체 가디언이 18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다른 나라가 기쁨의 춤을 추는 동안, 미국은 병정놀이를 했다’며 대회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대표팀의 행보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가디언은 갈등을 부추기고, 군사적인 행동을 옹호하는 듯한 미국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개최국 미국은 배타적 태도로 허세의 보이며 WBC의 성공적인 운영에 찬물을 끼얹을 뻔했다”고 평했다. 가디언은 더그아웃에 드럼을 가져와 안타를 칠 때마다 축제를 벌인 베네수엘라, 홈런을 칠 때마다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세리머니를 했던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 대표팀과 비교하면서 “미국이 이번 대회를 통해 수출한 것은 ‘바로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지적한 첫 번째 사례는 미국의 포수 칼 랄리의 악수 거부다. 지난주 열린 미국과 멕시코 경기 때 랄리는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의 팀 동료인 멕시코의 아로사 레나와 악수를 거부했다. 랄리는 유니폼 안에 ‘적을 향하라’(Front Toward Enemy)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캐나다전을 앞두고 마크 데로사 미국 감독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특수부대원 로버트 오닐을 초청해 선수들 앞에서 연설하도록 했다. 데로사 감독은 준결승에서 도미니카를 꺾은 뒤에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폴 스킨스를 언급하면서 “그가 팀에 합류했을 때 ‘우리는 자유를 지키는 모든 군인을 위해 이 일을 하고 싶다’고 했고, 그게 우리가 가슴에 USA를 새기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더그아웃의 에스프레소 머신ㅇㄴ. 숫자는 홈런 친 선수의 등번호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대표팀은 더그아웃에 에스프레소 기계를 설치했다. 홈런을 친 선수는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는 세리머니를 했다. AP=연합뉴스
또 미국 대표팀의 리더인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는 베네수엘라와 결승전에서 2-2 동점을 만드는 홈런을 친 뒤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펼친 뒤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어깨에 달린 성조기를 두드렸다. 가디언은 이를 두고 “갑자기 9.11 시대가 되돌아온 것 같다”며 “미국 유니폼에 카무플라주(군복 위장 무늬)는 없지만, 그들은 대회 기간 중 축제의 일부가 아니라 전쟁에 기여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우려했다.
가디언은 쿠바·그린란드·캐나다·베네수엘라·이란 등을 겨냥한 트럼프 정부의 거센 압박과 위협을 거론하면서 “미국 스포츠가 현 정세에 대한 아부를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앞으로는 미국에서 ‘스포츠의 정치 도구화’가 한층 심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지난해부터 캐나다를 ‘51번째 주’라 칭하며 긴장을 높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막을 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남녀 하키 대표팀이 잇달아 캐나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자 이를 적극적으로 정치적으로 활용했다. 여자팀은 트럼프의 초대를 거절했지만, 남자 하키 대표팀은 트럼프의 거창한 소개를 받으면서 국회 연설에 초대돼 자리를 지켰다.
가디언은 “트럼프 행정부는 탐욕을 숨지지 않고 있고, 많은 선수들이 그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며 “트럼프에게 모욕을 당한 여자 동료를 지키지 못한 남자 하키 대표팀”을 비판했다. 여자 대표팀이 초대에 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을 초대하지 않으면 난 탄핵을 당할 수도 있다”고 농담을 하자 일부 남자 하키 선수들은 웃음을 터트리며 호응했다.
이 밖에도 지난 1월 미 국무부는 미국프로풋볼(NFL)과 함께하는 스포츠 외교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미국의 탁월함을 알리고 미국의 외교 정책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전현직 NFL 선수와 코치들을 홍보 대사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