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이란, 전쟁 수혜자 되는 꼴"…美 꺼낸 '유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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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OECD 본부에서 중국 정부 대표단과 고위급 회담을 한 뒤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9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심화하고 있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란산 원유 제재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조선에 실린 채 묶여 있는 이란산 원유를 풀어 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려는 비상 대책이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이미 유조선에 실려 해상에 있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앞으로 며칠 내 해제할 수 있다. 약 1억4000만 배럴 정도”라고 말했다. 원래는 밀어내기식으로 중국에 대부분 헐값으로 들어갔을 물량인데, 제재를 해제할 경우 시장 가격으로 풀려 일본 등 다른 우방국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베센트 장관은 “이란산 원유를 활용해 이란을 견제하면서 향후 10~14일간 유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원유, 中 대신 우방국으로 가게 될 것”
제재를 한 달간 유예한 러시아산 원유를 합치면 총 2억6000만 배럴 규모가 시장에 공급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미 동부시간 기준 3월 12일 오전 0시 1분 이전에 선적된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 제품의 판매ㆍ운송ㆍ하역 관련 거래를 4월 11일 0시 1분까지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란산 원유까지 제재 해제가 현실화해 총 2억6000만 배럴이 풀리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하루 1000만~1400만 배럴의 원유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약 3주간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물량이라고 베센트 장관은 설명했다.
미국·이란 석유시설 공격 총력전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외신 종합]
“러·이란, 전쟁 수혜자 되는 꼴” 비판
하지만 이를 두고 미국이 제재하던 러시아나 이란이 역설적으로 이번 전쟁의 수혜자가 되는 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란은 그간 미국의 제재에 묶여 원유 물량의 90% 이상을 중국에 헐값으로 넘겨야 했는데, 제재가 풀릴 경우 국제 원유 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팔 수 있게 된다. 금융 범죄 자문업체 옵시디언리스크 어드바이저의 브렛 에릭슨 책임자는 “미국이 수년간 구축해 온 (대이란) 제재 구조를 스스로 허물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정책 조정을 넘어 전략적 붕괴”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전략 비축유(SPR) 추가 방출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여러 수단을 갖고 있고 추가로 할 수 있는 것도 많다”면서 “일부 국가는 전략 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할 것이다. 미국이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일방적으로 추가로 전략 비축유를 방출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1일 전략 비축유 가운데 1억7200만 배럴을 향후 4개월에 걸쳐 방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베센트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에 요구한 연합군 구성 계획과 관련해선 “시간이 가면서 상황은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아마도 일부 아시아 동맹국들이 전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는 않겠지만 결국엔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호위하는 일종의 글로벌 연합군이 결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美 기름값 연일 급등…美 경제정책 지지 3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만찬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산 원유에 이어 이란산 원유까지 파격적으로 제재 유예를 검토하는 것은 이란 전쟁 이후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유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19일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88달러까지 치솟았다. 한 달 전 2.93달러 대비 1달러 가까이 급등한 수치다.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고 물가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 경제 정책에 대한 미 유권자들의 지지율도 악화하고 있다. 미 야후가 여론조사업체 유거브에 의뢰해 12~16일 실시한 뒤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긍정평가는 32%로 부정평가(61%)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유가 문제에 관해서도 부정평가가 66%로 긍정평가(27%)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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