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올해도 ‘북플레이션’, 벌써 2800종 가격 인상..."종잇값 오른 탓"
-
32회 연결
본문

서울 시내 한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매대에 책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아직 초등학교에 가기 전인 아이 2명을 키우고 있는 A씨는 요즘 유아 서적을 사기 위해 중고거래 사이트를 자주 방문한다. A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아 전집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며 “사주고 싶은 책은 많지만, 비용 부담이 적잖아 중고거래를 활용하는데, 상태가 좋은 책은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도서 가격이 오르는 ‘북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다. 22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까지 가격 조정이 이뤄졌거나 예고된 종이책과 전자책은 2867종이다. 정가를 변경한 책의 95%가 인상이었고, 가격을 내린 건 5%에 불과하다. 베스트셀러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오는 4월부터 정가가 1만6500원에서 2만원으로 21% 오른다. 교양서적인 『니체의 자존감 수업』 가격도 1만75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상승한다. 출간한 지 1년 6개월 만에 43% 인상이다. 2014년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출판사는 정가를 변경하려면 전달 15일까지 이를 신고ㆍ공표해야 한다.
책값 부담은 매년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1만1671종이 가격을 올렸다. 2022년 6223종, 2023년 8795종, 2024년 9798종 등 4년째 증가해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유아 전집 중 인기가 좋은 아람북스 『수학특공대』는 지난해 5월부터 정가가 40만원에서 44만원으로 10% 인상됐다. 그레이트북스 『놀라운자연』은 지난해 7월부터 55만3000원에서 59만7000원으로 정가가 8% 올랐다. 한국 작가들의 대표작 가격도 속속 인상됐다. 지난해 6월 박상영의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 정가는 1만5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7월에는 황석영의 장편소설 『손님』의 정가가 1만3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인상됐다.
국가데이터처 통계를 봐도 지난달 출판물 가격 상승률은 3.2%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을 웃돈다. 평균 책값은 이미 2만원에 육박한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2024년 신간 도서의 평균 가격은 1만9600원이다. 2023년(1만8633원) 대비 4.8% 비싸졌다. 2020년과 비교하면 4년 새 18.9%나 상승했다.
이는 종잇값이 크게 오른 데다 인건비ㆍ제본비 등 출판 비용도 증가한 영향이라는 게 출판업계의 설명이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종이의 원료가 되는 펄프의 국제 가격은 지난 2월 1t당 740달러로 연초 대비 5.7% 올랐다. 지난해 8월 630달러 수준이었는데 이후 7개월 연속 상승세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인건비를 포함해 종이책 제작 비용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책값을 유지하면 많이 팔리는 만큼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책을 읽는 게 멋지다는 ‘텍스트 힙’ 열풍이 불고 있지만 높은 가격 부담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독서 문화 확산, 독서율 격차 해소 등을 위해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도서 지원 비용 등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지자체는 이미 지역 서점 활성화를 위해 ‘책값 돌려주기’ 제도를 운용 중이다. 전북 남원시 공공도서관과 울산 도서관은 올해 책값 상승에 따라 환급액을 매달 2권 최대 4만원에서 5만원으로 1만원 올린다고 공지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