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저격수' 뮬러 전 FBI 국장 별세…트럼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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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뮬러 전 특검이 지난 2019년 7월 24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에 참석해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가 경쟁자였던 클린턴 후보를 낙마시키려는 목적으로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내용의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뮬러는 트럼프가 퇴임 후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이끈 로버트 S. 뮬러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별세 소식에 “잘됐다. 죽어서 기쁘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공화·민주 양당 인사들이 일제히 비판에 나선 가운데, 전직 대통령들은 고인의 공직 헌신을 기리는 상반된 메시지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로버트 뮬러가 방금 죽었다. 잘됐다. 그가 죽어서 기쁘다. 이제 그는 더는 무고한 사람들을 해칠 수 없다”고 적었다. 뮬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올린 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정적이나 비판적 인사가 사망했을 때 공개적으로 폄훼성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1기 내내 이어진 뮬러 특검 수사에 강한 불만을 표출해온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그는 당시 특검 수사를 “마녀사냥” “사기극(hoax)”으로 규정하며 수사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면 전직 대통령들은 추모 메시지를 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뮬러는 평생을 공직에 헌신했다”며 베트남전 참전 경력과 2001년 9·11 테러 이후 FBI를 이끌며 추가 테러를 막는 데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법치주의에 대한 끈질긴 헌신과 핵심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 덕분에 동시대 가장 존경받는 공직자 중 한 명이 됐다”고 밝혔다.

1944년생인 뮬러 전 국장은 베트남전 참전용사이자 퍼플하트 훈장 수훈자로, 2001년 9·11 테러 직전 FBI 국장에 취임해 12년간 재임했다. 대테러 역량과 정보 기능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주도해 초당적 신망을 받았다. FBI 국장 임기(10년)가 끝난 뒤에도 오바마 대통령 요청으로 2년 연장 근무했다.

그는 2017년 5월 법무부에 의해 ‘러시아게이트’ 특별검사로 임명되며 다시 공직에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을 해임한 지 8일 만이었다. 코미는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의 접촉 의혹을 수사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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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4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 연방수사국(FBI) 본부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FBI 국장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뮬러 특검팀은 약 22개월간 수사를 벌여 2019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러시아 정부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개입했다고 결론지었다. 트럼프 캠프 인사들이 러시아 측 인사들과 여러 차례 접촉했으며, 캠프가 러시아의 개입으로 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특검은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이 러시아 정부와 형사상 공모하거나 공조했다는 점은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서도 법적·사실적 제약을 이유로 기소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혐의로 결론 내리지도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는 트럼프 측근과 러시아 정보요원 등 30여 명과 3개 기업이 100건이 넘는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 초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 등 핵심 인사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뮬러 전 국장은 2019년 의회 증언에서 “러시아 정부가 미국 선거에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동시에 “현직 대통령은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 방침에 따라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통령이 무죄로 입증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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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임명 당시 크게 동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측근들에게 “끔찍하다. 내 대통령직의 끝”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미 해임 직후에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러시아 외무장관과 대사를 만나 “러시아 문제로 큰 압박을 받았지만 이제 부담이 사라졌다”고 말한 사실도 이후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졌다. 공화당 소속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기독교적 가치에 어긋나는 잘못된 발언”이라며 “전혀 불필요한 자해적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도 “전형적으로 악의적이고 예측 가능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뮬러 전 국장의 유족은 그가 81세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사망 장소와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최근 파킨슨병을 앓아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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