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함 대신 기뢰 제거?… '호르무즈 해협 공헌' 고심하는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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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연설을 하고 있다. 곁에 서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X 캡처

전함 대신 기뢰 제거?
미·일 정상회담에서 자위대 파병 요구 대신 '호르무즈 해협 공헌' 청구서를 들고 돌아온 일본 정부가 '기뢰 제거' 카드를 고려하는 분위기다.

교도통신은 22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이 이날 후지TV에 출연해 정전(停戰) 이후 기뢰 제거를 위해 자위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모테기 외무상은 "구체적인 것을 약속하거나 숙제를 갖고 돌아온 것은 전혀 아니다"라면서도 "일본의 기뢰 제거 기술은 세계 최고다. 정전 상태가 돼 기뢰가 (항행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는 (파견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자위대 파병 문제를 무마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아사히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비공개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과 관련한 '공헌'을 직접 요청했다고 오자키 마사나오(尾崎正直) 관방부장관을 인용해 20일 전했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의 중요성을 인정하며 "(법률 범위 내에서)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을 확실히 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한다.

문제는 '공헌'의 실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평화헌법'의 제약상 전투부대를 파병하기 어렵다는 점은 납득했지만, 일본도 미국 측을 만족시킬만한 '카드'를 제공해야 하는 입장이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이란에 요구하는 등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다시 강조한 만큼, 일본 정부도 일단 '정전 후 기뢰 제거'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직전인 지난 18일에도 파병과 관련해 2019년 호르무즈 해협에 조사·연구 목적으로만 경비함을 파견했던 사례를 들면서 "정전(停戦)이 확실하게 확립돼 있다는 것이 조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로이터는 지난 11일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12기의 기뢰를 배치했다고 전했다. 미군은 이란의 기뢰 부설 선박을 제거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상선 호위에는 아직 나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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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2월 14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만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모테기 외무상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21일 '일본 관련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언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9일과 17일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했지만) 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페르시아만에서 발이 묶여 있는 일본 선박과 관련해 "안전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을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본 정부는 아라그치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일본 선박뿐 아니라 모든 선박의 안전이 확보될 것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협의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자위대 파병 문제를 피해간 데 안도하면서도, 중국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것에 대해선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이 중국을 둘러싼 과제에 긴밀히 연대한다는 방침을 확인했을 뿐 구체적인 사안은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가 방미했을 당시엔 중국을 겨냥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가 미·일 안전보장조약의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대만해협, 동·남중국해에서의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반대”를 명시하는 등 중국을 견제하는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마이니치신문은 22일 "미국의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중국 관련 내용이 예상치 못하게 압축됐다"고 토로했다는 일본 외무성 간부의 발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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