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갈비뼈 사이 대신 아래로 '세계 첫' 수술…폐암 환자 예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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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연기 형태로 표현된 폐 모양. 사진 셔터스톡

갈비뼈 사이 대신 아래로. 국내 의료진이 로봇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적용한 폐암 수술 방식이다. 해당 수술 환자를 살펴봤더니 합병증이 줄어들고 치료 효과는 유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우현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팀은 2022년 처음 시행한 '늑간 보존 로봇 폐암 수술법'을 분석한 논문을 23일 공개했다. 기존의 폐암 수술은 갈비뼈 사이(늑간)에 작은 구멍을 뚫고, 흉강경 수술 기구를 삽입해 폐를 절제하는 게 대표적이다.

다만 갈비뼈 사이에 굵은 늑간신경이 있어 신경 손상이 불가피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수술 후에 호흡 기능 저하, 숨을 쉴 때마다 통증을 느끼는 늑간신경통이 나타날 가능성이 컸다. 이런 후유증이 환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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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흉강경 폐암 수술법(왼쪽)과 늑간 보존 로봇 폐암 수술법(오른쪽) 모식도. 자료 분당서울대병원

이를 고려해 정우현 교수는 갈비뼈 사이가 아니라 가장 아래쪽 갈비뼈 밑에 구멍을 내고, 흉강경 대신 수술 로봇으로 폐를 절제하는 수술법을 처음 시행했다. 늑간신경이 없는 부위로 접근하기 때문에 신경 손상을 피하고, 로봇 덕분에 폐까지 거리가 멀어도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 실제로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캐나다 등으로 해당 수술법이 확대되고 있다.

정 교수팀은 2022~2025년 3년간 해당 수술을 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102명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추가 수술이나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중증 합병증은 1.9%(2명)만 발생했다. 갈비뼈 아래로 들어가는 첫 시도인 만큼 횡격막 손상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 횡격막을 다친 환자는 없었다. 기존 수술법에서 7.6%가량 나오는 가성탈장(복벽 근육 마비로 배가 불룩해지는 현상)도 '0'으로 집계됐다.

폐암 수술 시엔 폐 주변과 가슴 중앙에 위치한 림프절까지 함께 제거하는 방식이 필수적이다. 암세포가 림프절을 통해 다른 부위로 전이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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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현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새 수술법으로 폐 주변과 림프절까지 광범위하게 제거한 환자들을 분석했더니, 1인당 평균 20.4개의 림프절을 절제한 것으로 나왔다. 기존 수술법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이들 환자의 4명 중 1명(23.4%)은 수술 전 검사에서 발견하지 못한 림프절 전이를 수술 후 새롭게 확인했다. 숨은 전이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로봇수술 분야 국제학술지인 '로봇수술 저널'(Journal of Robotic Surgery) 최근호에 실렸다. 정우현 교수는 "늑간 보존 로봇 폐암 수술법이 수술 후 통증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기존 수술법과 동등한 수준의 폐·림프절 절제가 가능하다는 걸 입증했다는 의미가 있다. 향후 환자 통증 감소 효과와 호흡 기능 보존, 삶의 질에 대한 추가 분석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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