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자식에 대한 그리움 표현이죠”…도올, 막내딸과 전시회

본문

btd5983f11bbdf0aa4aa5c5e7458b0789d.jpg

김미루의 ‘아크툰 우실 성혈 입구’. [사진 갤러리 루벤]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이런 이벤트가 없으면 몇 년이라도 만나지 못하니까, (전시는) 자식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이기도 하죠.”

딸과 함께 전시를 연 소회를 묻자 철학자 도올 김용옥(78)은 22일 이렇게 답했다. 서울 인사동 갤러리 루벤에서 31일까지 여는 ‘도올 문인화전’과 ‘김미루 회화전: 마야는 살아있다’ 얘기다. 전시장 입구에 도올이 호방하게 쓴 ‘도(道)’ 한 글자가 걸렸다. 맞은편엔 멕시코 유카탄 반도 메리다에서의 삶을 다채로운 색상으로 담아낸 김미루(45)의 그림이 아버지의 글씨와 마주보고 있다.

6~7세부터 어머니에게 서예를 배웠다는 도올은 “현대인의 가장 진실한 서예는 펜글씨나 연필 글씨”라며 “누구의 서체를 모방할 것도, 붓과 먹을 고집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bt7c06579a50a512be759c9bc1b3ecc3af.jpg

닭들 뛰놀던 연구실 앞마당의 가을을 그린 도올의 ‘계림추풍(鷄林秋風)’. [사진 갤러리 루벤]

때론 서양화 붓에 아크릴 물감 찍어 글씨를 쓰는 그는 문인화라고 해서 수묵만 고집하지도 않는다. 고향 천안의 능수버들 휘날리는 봄, 키우던 닭들 뛰놀던 서울 동숭동 서재 마당 풍경은 화사한 아크릴화다.

도올의 세 자녀 중 막내인 김미루는 끊임없이 탐구하는 아버지를 닮았다. 12살에 혼자 미국으로 유학, 컬럼비아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의대 진학을 준비했지만, 2006년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서양화로 미술학 석사(MFA) 학위를 받았다.

bt75ac2d036ce0d567f79df03aeeb0b7ab.jpg

유튜브 ‘도올TV’에 출연한 김미루(왼쪽), 도올 부녀. [사진 갤러리 루벤, 유튜브 도올TV]

2007년 뉴욕의 버려진 공장, 폐쇄된 지하철역, 하수구 등지를 찾아다니며 셀프 누드 사진을 찍은 ‘나도(裸都)의 우수(憂愁)’ 프로젝트로 뉴욕타임스에 “도시의 폐허를 탐험하는 어둠의 아이돌”로 소개됐다. 2011년에는 미국 마이애미의 한 갤러리에서 벌거벗은 채 돼지 두 마리와 생활하는 퍼포먼스 ‘돼지, 고로 존재한다’도 벌였다. 해부학 수업에서 돼지 태아를 해부한 게 계기. 당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해부학적으로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 돼지라, 돼지를 통해 인체를 배운다는 사실이 신선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멕시코 유카탄 반도 메리다에서 9년째 살고 있다. 직접 부화시킨 닭 44마리를 키우며, 이곳만의 싱크홀 샘인 세노테를 탐험한다.

전날 멕시코로 돌아간 김미루는 유튜브 ‘도올TV’를 통해 “뉴스에서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자주 나와 부모님 걱정이 많으시지만, 안전한 지역에서 잘 지내고 있다”며 “이곳에서의 체험을 담은 그림을 한국에서 전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6,779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