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핵포기 등 15가지 합의"…이란 "대화 없었다, 가짜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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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열린 ‘멤피스 안전 태스크포스 원탁회의’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이란 최고 지도부와 대화 중이며 이란의 핵능력 포기 등 15가지를 합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미국과 이란이 중동 사태 해결을 위해 최근 이틀간 대화를 나눠 왔다며 이란 발전소ㆍ인프라 공격을 5일간 유예한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미ㆍ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이날로 24일째를 맞은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협상에 나섰다고 공개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다만 이란은 미국과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없었다며 이를 부인했다.

이스라엘 “국익 수호 합의로 목표 달성 기회”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의 ‘협상’ 발언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핵심 이익을 수호하는 합의를 통해 전쟁 목표 달성의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사실 여부는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물밑 협상이 벌어지고 있다면 그 결과가 확전 여부를 가르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열린 ‘멤피스 안전 태스크포스 원탁회의’ 행사 연설에서 “이란과는 오랫동안 협상을 해 왔고 이번에는 그들이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며 “그들은 합의를 원하고 있고, 우리는 이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이란은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에 대한 위협을 끝낼 마지막 기회를 한 번 더 얻었고, 우리는 그들이 이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일간의 시간을 주고 결과를 지켜볼 것이다. 이 기간이 끝날 무렵에는 모두에게 매우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48시간 시한’ 12시간 남기고 철회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 만나서는 스티브 위트코프 대통령 중동 특사와 자신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이란 측과 매우 실질적인 협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도 합의를 원한다. 오늘 우리는 아마도 전화로 만나게 될 것”이라며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직접 만날 것이다. 5일간의 기간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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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산)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서는 “지난 이틀간 미국과 이란이 중동의 적대 관계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 매우 유익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이번 주 내내 계속될 심도 있고 구체적이며 건설적인 대화의 분위기에 따라 전쟁부(국방부)에 이란 발전소ㆍ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모든 군사공격을 5일간 유예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글은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 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에너지 시설을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한 지 약 36시간 만에 나왔다. 48시간 시한을 약 12시간 남기고 철회한 셈이다.

이란 “대화 없어…작전 위한 시간벌기” 일축

하지만 이란 외무부는 협상 사실을 부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국영 IRNA 통신에 “최근 며칠간 몇몇 우호 국가를 통해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협상을 요청한다는 메시지를 받아 우리의 원칙적 입장에 따라 적절히 답했다”며 “지난 24시간 동안 미국과는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도 외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이란과 미국 사이에 어떤 대화도 없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폭등하는 에너지 가격을 낮추려는 정치적 수사이자 자기 군사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시간을 벌려는 의도”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이런 부인에 대해 “그들은 더 유능한 공보 담당자를 구해야 할 것 같다”며 “우리는 매우 강력한 협상을 진행했고 주요 합의점을 갖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만약 제가 내기를 한다면 그(합의) 쪽에 걸겠다”는 말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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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해 12월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합의 시 이란 우라늄 직접 회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이 먼저 연락을 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전화한 게 아니라 그들이 전화했다”며 “그들은 합의를 원하고 우리도 합의할 의향이 강하다”고 했다. 다만 “좋은 합의여야 한다. 더는 전쟁도, 핵무기도 없어야 한다”며 이들 조건 중 하나라도 어기면 합의는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합의하게 되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이 직접 가서 회수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은 준무기급의 60% 농축 우라늄 약 450kg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가 접촉했다는 이란 측 인사에 대해서는 “최고 지도자(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아니다”며 “최고위급 인사”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에 제1ㆍ2ㆍ3그룹 지도자의 상당 부분이 사망했지만 그 나라를 매우 잘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이란 측 협상 상대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이라고 보도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장군, 테헤란 시장을 역임했으며 모즈타바 최고지도자의 측근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갈리바프 의장 역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글을 통해 “미국과는 어떤 협상도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ㆍ석유 시장을 조작하고 미ㆍ이스라엘이 빠진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짜 뉴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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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AFP=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합의되면 즉시 개방”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합의 내용에 대한 물음에 “15가지 정도 된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을 거라는 게 첫 번째이자 두 번째, 세 번째다. 이란 측도 여기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란이 민간ㆍ의료 목적의 우라늄 농축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호르무즈 해협은 협상이 성공하는 즉시 개방될 것이라고 했다. 원유 수송의 통제 주체에 대해서는 “저와 이란의 아야톨라(최고 지도자), 그가 누구든, 그리고 다음 아야톨라가 누구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란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아주 강력한 형태의 정권 교체가 있을 것이다. 사실 이미 시작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통화…매우 기뻐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휴전 협정을 맺게 된다면 이스라엘도 매우 만족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방금 전 이스라엘 측과 통화했다. 그들은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한 해병대 약 2500명에 이어 최근 미 본토 샌디에이고의 제11해병원정대 소속 약 2200명이 추가로 중동으로 출발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는 전략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 전쟁의 명분이 된 ‘임박한 위협’의 증거는 없었다는 정보 당국의 증언이 있었다”는 질의에는 “나는 임박한 위협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우리가 B-2 폭격기로 그들을 폭격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2주에서 한 달 안에 핵무기를 보유했을 것이고, 그것을 손에 넣자마자 사용했을 것”이라며 선제공격을 정당화했다. 최근 이란 전쟁에 반대하며 사임한 조 켄트 전 국가대테러센터(NCTC) 소장은 “이란이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라는 증거가 없었지만 이스라엘이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행동을 유도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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