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라이프 트렌드] 질화붕소 제어 기술로 차세대 전지 산업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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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티리얼즈
대량 생산 가능한 롤투롤 장비 개발
배터리 안전성 높이고 수명 5배 늘려
반도체 혁신·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정승호 넥스티리얼즈 대표(왼쪽 셋째)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싱가포르국립대 교수(왼쪽 둘째) 등 연구진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넥스티리얼즈]
글로벌 전지 산업계가 ‘소재 혁명’에 주목하는 가운데, 질화붕소가 기존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을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우수한 물성에도 불구하고 양산 공정의 어려움으로 상용화는 더디게 진행됐다. 이러한 난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등장한 기업이 바로 질화붕소 소재 및 장비 통합 솔루션 전문기업 ㈜넥스티리얼즈다.
넥스티리얼즈는 소재의 미세 구조를 제어하는 원천 기술은 물론, 이를 대량 생산할 전용 장비까지 자체 개발해 소재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배터리 업계의 가장 큰 숙제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금속 배터리의 상용화다. 하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이 나뭇가지 모양으로 자라나는 ‘덴드라이트’ 현상은 분리막을 뚫고 화재를 일으키는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넥스티리얼즈는 지난해 9월 자체 개발에 성공한 ‘대면적 질화붕소 필름 롤투롤 코팅 장비’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플라즈마 기반의 화학기상증착(CVD) 기술로 집전체 표면에 나노미터 단위의 균일한 질화붕소 보호막을 형성한 것이다. 이 보호막은 리튬의 불균일한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배터리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물론, 배터리 수명을 기존 대비 5배 이상 향상하는 결과를 입증했다. 넥스티리얼즈는 오는 6월까지 양산 전 최종 테스트를 완료하고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도 넥스티리얼즈의 기술력은 빛을 발한다.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인 전해질막은 작동 중 수소 가스가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가스크로스오버’ 현상으로 인해 화학적 열화와 성능 저하를 유발한다. 넥스티리얼즈가 개발한 질화붕소 기반 전해질막 기술은 질화붕소의 우수한 화학적 안정성과 치밀한 구조를 활용해 가스 투과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이는 연료전지 시스템의 내구성을 극대화해 수소차를 비롯한 대규모 발전용 연료전지의 유지보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주요 완성차 업체와 기술 검증을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소재 성능에 대한 최종 인증을 마칠 예정이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반도체의 초미세화와 고집적화를 가속했지만, 이는 배선 간 신호 간섭과 극심한 발열이라는 기술적 병목 현상을 낳았다. 넥스티리얼즈는 비정질 질화붕소의 저유전 및 방열 특성을 결합해 이 난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다.
먼저 신호 지연 등 효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유전율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회로가 미세해질수록 심화하는 배선 간 간섭을 유전 상수가 매우 낮은 고순도 비정질 질화붕소 박막으로 차단해 데이터 전송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특히 이 기술이 차세대 공정의 캐핑 레이어 등에 적용될 경우,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반도체의 동작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질화붕소 특유의 우수한 방열성은 반도체의 고질적인 발열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추가 이점이다. 전기는 완벽히 차단하면서 열만 빠르게 배출하는 특성을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집적 패키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구동을 보장한다. 즉, 데이터는 손실 없이 더 빠르게 전달하고 열은 효과적으로 식히는 ‘저유전·방열 통합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선도 기업들과 협력하며 독보적인 기술 장벽을 구축하고 있다.
넥스티리얼즈가 지향하는 진정한 차별점은 소재 개발 역량에 그치지 않고, 이를 최적으로 구현할 공정 장비까지 직접 설계·제조하는 ‘소재-장비 통합’ 모델에 있다. 이를 통해 공정별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생산 원가를 혁신적으로 절감해, 향후 경쟁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견고한 기술 진입장벽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적 내재화는 소재의 특성을 장비 설계 단계부터 반영할 수 있어 공정 효율을 극대화하고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정승호 넥스티리얼즈 대표이사는 “우리가 보유한 질화붕소 제어 기술은 에너지와 IT 산업 전반의 효율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이차전지에서 시작해 수소와 반도체까지 아우르는 소재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위상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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