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족돌봄 청소년 5명 중 1명, 돌봄 부담에 학교·직장 포기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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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어린이. 셔터스톡
가족 돌봄을 맡고 있는 청소년 5명 중 1명이 돌봄 부담 때문에 학교나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주돌봄자(가족 중 가장 많은 돌봄을 책임지는 사람)를 하는 청소년의 경우 이 비율이 10명 중 4명에 가까워, 돌봄 부담이 이들의 학습권·진로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이런 내용의 ‘가족돌봄 청소년 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가족돌봄 청소년은 돌봄을 받아야 할 시기에 부모·형제 등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무보수 돌봄 노동을 제공하는 9~24세를 의미한다.
가족돌봄 청소년 577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 결과 가족돌봄 부담 때문에 학업이나 직장을 그만두고 싶었던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21.5%에 이르렀다. 13세 미만 9.8%에서 19~24세 31.6%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돌봄 부담은 저소득층에 더 집중돼 있었다. 월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 청소년의 52.4%가 주 돌봄자 역할을 맡고 있는 반면 월소득 500만원 이상 가구에서는 22.6%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저소득 청소년일수록 대체 돌봄 자원이 부족해 혼자 감당하게 되는 구조적 취약성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상당수가 초등학생 때부터 돌봄을 시작했다. 돌봄 시작 연령 9세 미만(20.1%)과 9~12세(27.9%)를 합하면 48.0%에 달했다. 조사 대상의 절반 가까운 청소년이 초등학교 시기에 돌봄을 맡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돌봄이 필요한 주요 사유는 만성질환, 신체장애, 언어·문화적 어려움, 정신질환·장애 순이었다.
돌봄 부담은 학업과 진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돌봄 때문에 학교나 직장(아르바이트 포함)에 지각·조퇴·결석을 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30.2%였다. 돌봄 때문에 학업·직장을 그만두고 싶었던 이유로는 신체적 피로, 가족을 두고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는 점, 스트레스·우울감 등이 꼽혔다.
필요로 하는 지원은 생계와 건강에 집중됐다. 가족돌봄 청소년이 희망하는 서비스로는 생활비·의료비 지원(각 76.9%)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건강관리 지원, 진로·취업 지원, 주거비 지원 수요도 높았다. 식사·돌봄·집안일 지원 등 일상 부담을 줄여주는 서비스 필요성도 제기됐다.
연구진은 “가족돌봄 청소년의 돌봄 부담은 더 이상 개인과 가족의 문제로만 볼 수 없으며, 청소년의 기본 권리를 침해하는 사회 문제”라며 “적시에 발굴하고 필요한 지원으로 연계하는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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