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화재탐지기·소화전 불량에도…안전공업, 5년간 방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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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외관을 21일 오전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 연합뉴스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은 매년 이뤄진 정기 소방점검에서 스프링클러와 화재감지기 등이 불량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측은 화재가 ‘예고된 참사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점검…같은 문제 되풀이
25일 조국혁신당 백선희 의원(비례대표)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안전공업의 소방시설 등 자체 점검 실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공장에서는 최근 5년(2021~2025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스프링클러와 옥내소화전설비, 자동화재탐지기가 불량 판정을 받았다. 이들 설비는 화재 발생 초기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년 두 차례 정기 점검을 받는다.
안전공업은 ‘2급 소방안전 관리 대상물’로 지정돼 관련 법(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문업체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 상반기에는 소방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작동점검, 하반기에는 작동점검을 포함해 건축법 등을 모두 확인하는 종합점검을 진행한다.
23일 오전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에서 화재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종합점검을 포함해 5년간 이뤄진 10차례의 안전공업 소방시설 점검에서는 한 차례를 제외하고 화재진화 장비가 모두 불량 판정을 받았다. 매년 같은 지적이 반복됐는데도 개선되지 않았다. 가장 최근 종합검사는 지난해 10월 18일 하루 동안 이뤄졌다. 화재가 발생하기 불과 5개월 전이다. 점검은 대전에 위치한 소방시설점검 전문업체가 7명의 인력을 투입해 본관과 동관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점검 대상은 소방시설을 비롯해 주요 구성부품의 구조기준이 법령에 적합한 지도 확인했다.
사망자 9명 발생한 2~3층 계단 연기감지기 불량
이 점검에서는 불이 시작한 동관에서만 경보설비 14개와 피난구조설비 6개가 불량인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3층 사이 계단의 연기감지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게 확인됐다. 화재 발생 등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열감지기도 2~3층에서만 5개가 불량이었다.
화재나 정전 등 비상 상황 때 대피할 곳을 안내하는 피난유도등은 1층 출입구와 3층 주차장 등 6곳에서 고장 난 상태였다. 지난 20일 화재 때 공장 안에 있던 직원들이 “계단을 찾을 수 없다”고 긴급하게 구조를 요청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스프링클러와 옥외소화전 외에도 본관 건물에 설치된 엔진펌프는 2023년 12월 종합점검에서 가동이 불량한 것으로 지적을 받았는데 이듬해 6월 작동점검에서도 같은 불량이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일보 취재 결과 안전공업 관할인 대전대덕소방서는 전문업체가 제출한 보고서를 받고 안전공업에 보완조치를 지시했다. 매년 같은 문제가 되풀이됐지만, 대덕소방서는 ‘보완조치를 완료했다’는 회사 측의 서류를 받고 5년간 한 번도 현장확인을 나가지 않았다. 지난 21일 언론 브리핑에서 대덕소방서는 “지난해 종합점검에서 물탱크의 압력이 낮은 것 외에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덕소방서 "물탱크 압력 불량 외 문제없었다"
대덕소방서 관계자는 “불이 난 공장은 소방법상 2급 대상으로 회사에 소방담당 직원을 두고 1년에 두 번 점검한 뒤 소방서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점검해왔다”며 “(우리는) 서류를 통해 보완사항을 점검하는 데 안전공업이 규정을 모두 지킨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지난 21일 오후 6시30분 대전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 부품 공장 화재현장에서 대덕소방서가 브리핑을 열고 있다. 신진호 기자
전문가들은 종합점검을 진행한 업체의 문제도 지적했다 하반기 종합점검의 경우 건축법 등 관련 법령이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지를 점검하는 데 불이 난 건물 2~3층에 증축한 휴게공간의 존재 여부를 관할인 대덕소방서에 알리지 않았다는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안전공업 소방점검을 진행한 업체 측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세한 내용은 소방서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백선희 의원 "총체적 부실이 만든 참사이자 인재"
백선희 의원은 "이번 화재는 반복된 결함 지적에도 점검 따로 보완 따로인 소방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만든 행정 참사이자 인재"라며 "소방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해 국민을 위한 ‘책임 안전망’을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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