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이랑GO] 미래 세대의 지식 기반 '기록' 어떻게 보존·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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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엔 선사시대 벽화부터 디지털 매체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 발전한 기록 매체 역사를 소개하는 기록매체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박소연(맨 왼쪽) 학예연구사는 인쇄술 발전으로 소수 계층에서만 공유된 지식이 대중화됐다고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설명했다.
기록매체박물관에 가다
서울 서초구 기록매체박물관에 들어서자 사람 얼굴 모습을 한 커다란 조형물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어떤 모양 같아요?” 국립중앙도서관 자료보존연구센터 박소연 학예연구사(이하 학예사)가 묻자 “얼굴 모양이요” “사람 아닌가요?” 등 소중 학생기자단이 저마다 의견을 말했다. “다들 잘 관찰했네요. 학생기자단 여러분 말대로 이 조형물은 사람의 얼굴을 본 떠 만든 작품 ‘책 속의 얼굴’이에요. ‘인간의 최초 기억은 뇌의 해마에서 시작된다’는 점에 착안해, 개인의 기억이 인류의 기록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한 기록 여정의 출발점인 셈이죠.”
기록매체박물관 전시공간은 ‘기록 매체, 문명을 깨우다’ ‘기록 매체, 세상을 담다’, ‘디지털 기억 시대, 컴퓨터와 전자 매체의 등장’ 총 3개 섹션으로 나뉜다. 차례대로 둘러보자고 제안한 박 학예사는 “인류가 바위·점토판 같은 외부 매체에 기록하기 시작하며 말로 전해져온 지식이 체계적으로 축적됩니다”라며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소개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고래와 인류의 포경 활동을 묘사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으로 제작 시기는 신석기시대 후기~청동기 시대 초기로 추정한다. 이를 통해 당시 자연 모습 등을 본뜬 그림이 문자 기능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박서현·전서진 학생기자와 김리현 학생모델(왼쪽부터)이 서울 서초구에 있는 기록매체박물관에 방문해 기록 매체의 변화와 발전에 대해 알아봤다.
“선사시대 기록은 말·몸짓 같은 언어로 시작해, 뼈·돌·바위·점토판 등에 그림을 새기며 점차 문자로 발전하게 됐고 이어 종이와 인쇄술이 발전하게 됐다고 해요.” 박 학예사 설명처럼 사회가 발전하면서 기록 매체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났다. 나무·뼈와 같은 자연 자원을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글자를 쓰기가 어렵고 실용적이지 않았다. “이런 불편함 때문에 이집트에서는 식물을 이용한 기록 매체인 파피루스를 만들게 됐어요. 파피루스는 기록은 물론 휴대도 간편했다고 하죠. 또 중국에서는 누에고치에서 비단 실과 솜을 뽑아내고 남은 것이 엉켜 얇게 된 모습에 착안해 종이를 발명했는데, 이렇게 발전한 종이와 인쇄술은 지식 확산과 정보의 대중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아요.”
“만약 미래에 종이책이 완전히 사라진다면, 도서관은 어떤 모습일까요?” 전서진 학생기자가 묻자, 박 학예사는 “종이책이 사라진다고 해서 도서관의 본질적인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도서관의 핵심 기능은 매체의 형태와 관계없이 지식을 수집·보존하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기 때문이죠. 오히려 종이책 이후의 시대, 국립중앙도서관은 국가 차원의 디지털 지식 인프라를 책임지는 중심 기관으로서 그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요. 나아가 디지털 기록의 장기 보존과 지속적인 접근성 유지, 디지털 격차 해소, 빅데이터 환경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선별·연결하는 기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요”라고 강조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고래와 인류의 포경 활동을 묘사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이다.
기록 매체의 역사가 보여주듯, 새로운 매체가 등장한다고 해서 기존 매체가 즉시 사라지지는 않는다. 종이책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비중이 줄어들 것이며, 그 과정에서 도서관은 종이와 디지털을 아우르는 모든 기록을 보존하는 ‘기억의 저장소’로서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기록 매체는 오랫동안 인간의 생각을 담고 전파하는 도구로 발전하면서 많은 양의 지식을 생산해냈는데, 통일 신라 때 만들어진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이에 해당한다. 현존하는 목판 인쇄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인쇄 강국으로 이끌었다고 평가받는다. “1613년 내의원에서 목활자로 인쇄·간행한 허준의 『동의보감』은 중국과 조선 의학의 핵심을 잘 정리한 대중 의학 서적으로 일찍이 국제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또 납 활자 인쇄술이 도입된 이후 생겨난 한국 최초의 근대 신문 ‘한성순보’는 서양의 신식 문물과 지식을 국내에 소개하는 역할을 했고요.”
지금도 주변에 흔한 기록 매체인 종이의 발전에 관해 설명하는 박소연(맨 왼쪽) 학예연구사.
근대 이전까지 지식은 소수 계층 사이에서만 공유됐다. 인쇄술의 발전으로 점차 대중화가 이루어지다 과학의 발전으로 생겨난 음향·영상매체 등 새로운 기록 방법을 사용하면서 더욱 다양한 계층이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됐다. 두 번째 섹션 ‘기록 매체, 세상을 담다’에서는 많은 사람이 과거보다 쉽게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사진과 녹음, 비디오 등의 다양한 기록 매체 플랫폼을 만나볼 수 있다.
“종이와 같은 아날로그 매체에서 사진·녹음 등으로 기록 방식이 바뀌었는데,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김리현 학생모델이 물었다. “과거 바위·점토판 등에 새긴 기록에서 문자의 발명, 종이와 인쇄술의 확산으로 이어지며 지식은 더 많이 축적되고 공유될 수 있었어요. 이후 현실을 보다 직접적이고 생생하게 남길 수 있는 사진·필름·음성 같은 기록 방식으로 확장됐으며 디지털 기록 매체의 등장은 기록의 양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죠.”
‘디지털 기억 시대’ 섹션에서 박 학예사는 “여러분이 평소 많이 접한 디지털 기록 매체를 만나볼 수 있는 섹션”이라며 컴퓨터에 의한 기록 특징을 설명했다. “디지털 정보 처리의 방식으로 작은 크기 매체에 많은 양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게 컴퓨터 기록의 특징이에요.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검색하고 수정하며 다양한 정보와 얼마든지 결합할 수 있죠. 특히 아날로그 매체와 달리 정보를 대량으로 복제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세계 곳곳에 순식간에 전송도 가능해졌고요.”
디지털 정보 처리의 방식으로 작은 크기 매체에 많은 양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컴퓨터의 발전은 기록의 양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사진은 초기 컴퓨터 모습.
가정·학교·회사 등 어디에서나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개인용 컴퓨터는 1975년 등장했다. 미국에서 유학을 마친 이용대 박사가 귀국해 직원 7명과 자본금 1000만원을 들여 삼보컴퓨터를 설립한 게 국내 최초라며 박 학예사가 1981년 개발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를 소개했다. “청계천에 있는 조그만 사무실에서 개발된 최초의 국산 개인용 컴퓨터인 SE-8001 모델인데요. 주로 기업의 회계·관리용으로 사용했다고 해요.” 개인용 컴퓨터 발전은 기록 매체와 기록의 생성·저장·검색·유지 방식의 혁신을 촉진했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컴퓨터가 ‘정보를 디지털로 표현·처리·보관’하는 기술 중심의 학문이 되면서 기록 매체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될 수 있었다.
“기록은 한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흔적이자,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우리가 기록물을 소중히 보관하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기록이 미래 세대에게 전달되어 새로운 지식과 통찰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죠. 기록은 보존될 때 존재하고, 읽힐 때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아무리 잘 보관된 기록이라도 접근할 수 없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국립중앙도서관이 단순한 보관을 넘어, 기록을 찾을 수 있게 만들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는 이유”라고 박 학예사는 강조했다.
박 학예사 설명처럼 기록매체박물관에서 보여주는 기록의 역사는 결국 인류가 어떻게 기억을 남기고, 지식을 축적하며, 문명을 발전시켜 왔는지에 대한 여정이다. 디지털 시대를 맞은 현재,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기록을 남기고 있지만, 동시에 그 기록을 잘 보존하고 의미 있게 전달하는 데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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