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네릭 약값 싸진다…14년 만에 약가 53.55%→45%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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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약을 구입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14년 만에 제네릭(복제약)의 건강보험 약가를 최대 16% 낮춘다. 대신 혁신 의약품 지원은 대폭 늘린다. 정부가 당초 일괄 인하를 추진하다 단계적 인하로 완화했지만 제약업계의 반발이 여전히 만만찮다.
보건복지부는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제네릭 약가 인하 등을 포함한 약가제도 개편안을 의결했다. 다국적 제약기업의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국내 제약사들이 복제약을 내놓는다. 지금은 오리지널 약가의 53.55%로 낮추지만 앞으로 45%로 약가를 16% 깎는다. 이번 조치는 2012년 약가 14% 일괄 인하 이후 14년 만이다.
정부는 가격 인하 충격을 줄이기 위해 건강보험 등재 시점에 따라 10년에 걸쳐 1·2단계로 나눠 인하한다. 2012년 당시 인하한 약 중 1만2000여개는 올 하반기부터 6년에 걸쳐 내린다. 그 이후 등재한 약은 2030~2036년 내린다. 이렇게 해서 2036년에 대부분의 약의 가격이 45%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또 동일 성분의 복제약이 난립하는 걸 막기 위해 후발 등재약 가격은 더 깎는다. 13번째 등재한 약까지는 오리지널의 45%로 유지하고, 다음부터는 추가적으로 15%씩 계단식으로 더 내린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약가 인하 방안을 처음 공개할 때 40%로 내리고, 일괄 인하한다고 했으나 제약업계 의견을 수용해 '45%, 10년 인하'로 완화했다.
정부가 약가 인하에 나선 것은 제약업계가 복제약 중심 구조를 벗어나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하도록 하려는 취지다. 한국의 복제약 가격은 2012년 일괄 인하에도 불구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17배에 달할 정도로 높다. 어떤 고지혈증 치료제 복제약은 149개에 달하는데, 이걸 팔기 위해 병원이나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다. 어떤 회사의 판매관리비가 연구개발비의 5배, 다른 회사는 50배에 달한다. 건강보험의 약가 지출도 매년 1조~2조원 증가한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지난해 말 대책을 발표한 후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서 이번 조치에 반영했다. 연내에 시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약가 인하와 함께 연구개발(R&D) 투자 유인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도 도입된다.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신규 제네릭 약가를 49% 수준으로 인정하고, 준혁신형 기업에는 47%를 적용한다. 이 가격을 각각 4년, 3년 유지한다.
약가를 내려도 환자의 약가 인하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약가의 30%만 환자가 부담하기 때문이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을 앓는 환자의 경우 세 종류 복제약 가격이 내려가면 연간 부담이 2만1000원 준다. 건보 재정은 연간 2조 4000억원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업계는 이번 개편이 사실상 전반적인 약가 인하로 이어지며 산업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신약 R&D(연구개발) 투자 위축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초안보다 약가 인하 폭이 조정된 건 다행이지만, 제네릭에서 번 돈을 신약 개발에 투입하는 국내 제약사 특성상 신약 개발이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 측은 “제네릭 약가 수준은 국제 기준 대비 높은 편이며, 재정과 산업을 모두 고려한 균형 지점”이라며 “업계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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