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Cooking&Food] “태국 영양 결핍 아이들 돕자” 미쉐린 셰프들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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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 블루 스타 갈라’개최

기업인·자선가 등 250여 명 참석
한국 대표로 조희숙 셰프 초청받아
사회 문제 해결에 음식의 역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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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 블루 스타 갈라 2026’ 현장. 한국 대표로 참여한 조희숙 셰프. [사진 김혜준]

지난 9일, 태국 방콕의 밤은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났다. 화려한 조명 때문만은 아니었다. ‘유니세프 블루 스타 갈라 2026(UNICEF Blue Star Gala 2026)’에 참여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모인 셰프들의 온기 덕분이었다. 이들은 성장이 멈춘 아이들을 위한 지원에 힘을 보태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태국 아동 8명 중 1명이 영양 결핍으로 성장 저해를 겪고 있다는 현실을 알리고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자선 무대에 한국을 대표하는 조희숙 셰프가 참여해 국경을 넘어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단순한 갈라 디너를 넘어, 음식이 사회적 문제 해결의 매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유니세프 태국과 태국 미쉐린 셰프들의 자선 네트워크인 ‘셰프 케어스(Chef Cares)’가 공동 주최한 이번 갈라에는 글로벌 기업인과 셀러브리티, 자선가 등 250여 명의 후원자가 참석해 아동 영양실조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에 함께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총 8명의 미쉐린 스타 셰프가 참여해 각자의 요리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5000만 명의 어린이가 발육 부진 상태에 놓여 있고, 매년 500만 명의 아이들이 영양실조와 관련된 원인으로 목숨을 잃는 상황 속에서, 셰프들은 ‘음식’이라는 가장 실질적인 매개체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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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촘폴 장프라이, 나마에 시노부, 프린 폴석, 조 나폴·사키 호시노 셰프. [사진 김혜준]

한식 정체성과 건강한 식문화 가치 알려

조희숙 셰프는 이번 행사에 특별 해외 초청 셰프로 참여해 한식의 정체성과 건강한 식문화의 가치를 국제 무대에 소개했다. 특히 그는 현장의 후원자들에게 짧지만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가난은 어린이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 함께한 분들은 그들을 위한 ‘나눔’을 선택했다. 그 선택에 요리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그의 말은 나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며 공감을 이끌어냈다. 조 셰프는 궁중음식과 한식의 정수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균형 잡힌 식단과 조리 방식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이날 행사에는 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셰프들뿐 아니라 해외에서 초청된 셰프들도 함께했다. 조희숙 셰프와 일본 ‘레페르베상스(L’Effervescence)’의 나마에 시노부 셰프가 대표적인 초청 셰프로 참여해 행사에 의미를 더했다. 두 셰프는 현지 셰프들과의 협업 속에서 각자의 요리 철학을 공유하며 갈라의 완성도를 높였다. 나마에 셰프는 “오늘 행사는 셰프로서 우리가 가진 기술과 경험은 레스토랑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전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낯선 이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일에는 연민과 배려가 담겨 있으며, 그 마음을 늘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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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잣즙 냉채. [사진 김혜준]

이날의 메뉴 역시 ‘영양의 균형’이라는 대주제 아래 구성되었다. 조희숙 셰프는 잣소스를 곁들인 ‘해산물 잣즙 냉채’를 선보이며 발효와 균형, 그리고 절제라는 한식의 핵심 가치를 풀어냈다. 태국 리 한(R-HAAN)의 촘폴 장프라이(Chumpol Jangprai) 셰프는 태국 5개 지역의 식재료로 단백질·비타민·탄수화물·지방·미네랄 등 5대 영양소를 담아낸 핑거푸드를 준비했으며, 지역 식재료의 다양성과 영양적 균형을 동시에 강조했다.

콴 앤 나와(Kwann & Nawa)의 조 나폴 셰프(Joe Napol)와 사키 호시노 셰프(Saki Hoshino)는 남부식 게 커리와 생선 타르타르, 태국 와규를 활용한 요리로 미식의 흐름을 이었다. 인디(INDDEE)의 사친 푸자리 셰프(Sachin Poojary)와 쌈랍쌈럽 타이(Samrub Samrub Thai)의 프린 폴석 셰프(Prin Polsuk) 또한 기장과 바나나 조림 등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선보였다.

특히 나마에 셰프는 반 테파(Baan Tepa)의 탐(Tam) 셰프와 함께 버섯 라구와 그루퍼 찜을 선보이며, 국경을 넘는 협업의 의미를 더했다. 디저트는 다시 촘폴 셰프가 ‘시암 과수원의 심포니(Siam Orchard Symphony)’로 마무리하며 식사의 균형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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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에선 조희숙 셰프의 한식공간이 최고가를 기록했다. [사진 김혜준]

한식공간, 식사권 옥션서 최고가 낙찰  

자선기금 마련을 위한 셰프들의 레스토랑 식사권 옥션도 함께 진행됐다. 이 가운데 조희숙 셰프의 ‘한식공간’ 식사권이 약 900만 원에 낙찰되며 이날 최고가를 기록했다. 조 셰프의 참여는 단순한 요리 시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유니세프의 아동 영양 개선 캠페인 ‘킨라이디(KinRaiDee)’와 연계해 부모들에게 건강한 식단 정보를 전달하고, 아이들의 식생활 개선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탰다. 식재료 선택과 조리 방식, 균형 잡힌 식사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에도 의미를 더했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유니세프 태국 측은 “셰프들의 참여는 단순한 기부를 넘어 대중의 식습관 인식을 변화시키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셰프 케어스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의료진과 취약 계층을 위한 식사 지원 활동을 비롯해, 이후 아동 영양과 식량 불균형 해소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갈라는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에서 기획됐다.

이번 방콕 무대는 조희숙 셰프의 활동을 통해 한식이 식문화를 넘어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확장하는 사례로도 의미를 남겼다. 동시에 음식이 국경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공공의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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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조희숙 셰프. [사진 김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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