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유가 급등세 탈 때마다 ‘타코’”…백악관은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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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 룸에서 열린 그리스 독립 기념일 축하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발언이 국제 석유 시장의 급격한 등락을 촉발하는 가운데 발언 시점과 메시지에 일정한 규칙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 국면에서 정책 전환을 이끌 ‘고통의 지점’(pain point)을 투자자들이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말엔 압박, 유가 오르면 유화 메시지”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 시장이 닫히는 주말을 전후해 이란을 향한 압박 발언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유가가 상승 흐름을 보일 경우에는 본인이나 행정부 인사들이 협상 진전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내놓는 일이 잦았다는 평가다.

발언 직후 유가 하락…“구두 개입 효과”

FT는 트럼프 대통령과 크리스 라이트, 스콧 베센트 등이 인터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가 상승 억제를 시도한 사례를 제시했다.

이달 9일과 10일, 19일, 20일, 23일 관련 발언 이후 약 1시간 뒤 유가는 각각 9.75%, 2.39%, 0.73%, 2.66%, 6.4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이러한 대응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상승을 억제하려는 행정부 전략의 일환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휘발유 4달러 넘으면 정치적 치명타”

오닉스 캐피털 그룹의 호르헤 몬테페케는 “트럼프가 주유소 가격 상승을 두려워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며 휘발유 가격이 1갤런(3.785L)당 4달러를 넘으면 “정치적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3월 26일 기준 미국 무연휘발유 평균 소매가격은 갤런당 3.98달러 수준으로, 임계치에 근접해 있다.

“유가 100달러 근접 시 긴장 완화 신호”

FT는 미국 원유 가격이 배럴당 95~100달러에 가까워질 때마다 행정부가 긴장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강화했고,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정부 개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산 원유는 북해산 브렌트유보다 약 10달러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FT는 이러한 구두 개입이 당장은 효과를 냈지만, 실제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경우 시장이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백악관 “전적으로 허위”…시장선 ‘타코’ 재부상

일부 트레이더들은 지정학적 위험을 감안하면 현재 유가가 낮은 수준이라고 보면서도, 행정부의 메시지에 정면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공보 담당 테일러 로저스는 “이러한 주장은 전적으로 허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혼란에 대해 미국인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왔으며, 이란 테러 정권의 위협을 제거하는 올바른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번복을 빗댄 ‘타코(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언제나 꽁무니를 뺀다)’라는 표현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FT는 최근 1주일간 상반된 메시지가 이어지면서 정책 예측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허구의 영역”…엇갈린 신호에 시장 혼란

지난 20일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을 내놓는 한편, 미 육군 제82공수사단 병력을 중동에 투입하고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위협했다. 동시에 이란 측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상반된 신호를 동시에 발신했다.

뉴욕 중개업체 존스 트레이딩의 마이크 오로크는 “이제 허구의 영역으로 넘어갔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한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관망 전략을 택하고 있다. 북미 지역 한 헤지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모두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즉 아무 일도 안 한다는 것”이라며 “유가가 쉽게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있기 때문에 석유 숏을 칠 수는 없다. 또 전쟁이 5분 안에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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