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격 또 미룬 트럼프…'열흘의 협상' 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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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그리스 독립기념일 축하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이란 발전소 공격 보류 결정을 다시 열흘 연장했다. 물리적 협상 시간을 더 확보하는 동시에 협상 무산 시 확전의 책임을 이란에 넘기기 위한 명분 쌓기 등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에너지 발전소 파괴 (유예) 시한을 4월 6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간 기준)까지 열흘 연장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특히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해 합의를 갈구하는 쪽은 미국이 아닌 이란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 회의에서도 “내가 합의에 절박하다는 데 그 반대다. 그들(이란)이 합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공격 유예 재연장…이란, 감사 표해”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는 이란이 당초 에너지 시설 공습을 7일간 유예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자신이 10일을 주기로 결정했다며 이란 측이 매우 감사해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1일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했다가 이틀 뒤인 23일 “이란과 생산적인 회담이 있었다”며 공격을 닷새간 유예했다. 이 닷새의 만료 시한을 하루 앞둔 26일 다시 열흘 연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글에서 ‘열흘 재연장’ 결정의 배경과 관련해 “협상이 진행 중이며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해 전쟁 마무리 수순을 위한 미·이란 간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날 각료 회의에서도 자신이 지난 24일 이란으로부터 받았다고 한 ‘큰 선물’은 이란이 사실상 봉쇄해 온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10척의 통행을 허용한 것이라고 공개하며 물밑 협상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부각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하에 각료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특사 “이란 납득 ‘가능’ 신호 강력”
이번 재연장 조치는 무엇보다 미·이란 양국이 협상의 시간을 물리적으로 더 확보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이란과의 핵협상 때 미국 측 창구였던 스티브 위트코프 대통령 중동 특사는 이날 15개 실행 항목으로 이뤄진 평화 협상안을 중재국을 통해 이란에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란은 그간 “미국과 직접 대화하지 않는다”며 협상을 공개적으로 부인해 왔지만 제3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방식의 물밑 대화는 이뤄져 왔을 거란 관측이 많다.
위트코프 특사는 특히 “이란에 대해 지금이 전환점이라는 것을 우리가 납득시킬 수 있는지 곧 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것이 가능하다는 강력한 신호들을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협상이 매우 순조롭다”는 트럼프 대통령 얘기와 맥이 닿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 경우 관여할 거라고 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이날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 및 우라늄 농축 포기, 전쟁 재발 방지 확약 등 주요 쟁점을 놓고 양측 간 입장차가 워낙 커 절충점 마련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유예 기간을 재연장하면서 협상 기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박경민 기자
트럼프 ‘타임라인 4~6주’ 맞춰 타결 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임무 완수에 4~6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내달 6일까지 ‘열흘의 외교’가 가능해진 셈인데, 애초 트럼프 대통령이 염두에 둔 4~6주 타임라인에 맞춰 최대한 협상 타결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당초 예고한 대로 이란 발전소 무차별 공습을 실행에 옮길 경우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 및 국제사회 여론 악화 등 역풍이 불 것을 우려했을 수 있다.
미국이 그간의 대규모 공습으로 무기 재고 자체가 빠른 속도로 줄면서 전쟁 출구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미군이 전쟁 초기 16일 동안 탄약 1만1000발 이상을 사용했고 이 과정에서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차세대 정밀타격미사일 프리즘(PrSM) 등 핵심 전력 재고분이 빠르게 소진됐다고 보도했다.
김영옥 기자
사드 198발 등 핵심전력 재고 빠르게 소진
특히 사드는 16일 동안 198발이나 사용됐고, 해군의 SM-2·SM-3·SM-6 지대공 미사일이 431발, 패트리엇 미사일이 402발 소모되면서 향후 방어망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처럼 평화 협상으로 향하게 하는 압력 요인들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타결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미 국방부(전쟁부)는 이란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군사작전 카드를 착착 준비하고 있다.
“최대 1만명 증파 검토…다양한 선택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방부가 보병·기갑부대 등 최대 1만명의 병력을 중동에 증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31해병원정대 약 2500명과 11해병원정대 약 2200명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고 82공수사단 수천 명도 곧 전개될 예정인 가운데 지상전을 주 임무로 하는 병력의 추가 파병이 대기 상태라는 보도다.
이뿐만 아니라 국방부가 ‘최후의 일격’ 카드로 몇 가지 공격 옵션을 마련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국방부가 ▶이란 최대 석유 수출기지 하르그섬 침공 또는 봉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강화에 활용되는 라라크섬 침공 ▶호르무즈 해협 서쪽 입구 아부 무사섬과 주변 2개 도서 점령 ▶호르무즈 해협 동쪽에서 이란산 원유 수출 선박 차단 또는 나포 등 4가지 선택지를 준비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숨겨둔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한 지상작전 계획도 옵션에 들어 있다고 한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화가 조기에 결과를 내지 못할 경우 공세를 강화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이날 미국과 이란간 중재에 관여한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협상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지상 작전 명령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란, 지상병력 100만명 조직”
한편 이란도 미국과의 지상전에 대비해 병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이란 반관영 언론 타스님뉴스는 26일 군 소식통을 인용해 “지상전을 위해 100만명 이상을 조직했다”며 “최근 참전을 원하는 이란 청년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00만명의 지상 병력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이란 정규군 병력에 바시즈 민병대의 예비군까지 포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 당국은 최근 모병 활동을 실시하면서 군 입대 연령을 기존 18세에서 12세로 대폭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 자한샤히 이란 정규군 육군 사령관도 이날 국경을 방문해 “지상전은 적에게 더 위험할 것이며 회복하지 못할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우리 군은 어느 시나리오에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고 이란 언론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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