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받은 한강 “우리 안에 깜빡이는 빛, 굳건히 붙들고 나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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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강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 시상식에서 소설 부문 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2024년 노벨상 수상 당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상 연회에서 소감을 밝히는 모습. [뉴스1]
“나는 여전히 우리들 안에 깜빡이는 빛이 존재한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그 빛을 굳건히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 시상식에서 『작별하지 않는다(We Do Not Part)』로 소설 부문 상을 받은 작가 한강(56)은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한강은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는 않았고, 소설 영문판을 출간한 미국 호가스 출판사 데이비드 에버쇼프 부사장 겸 편집장이 대신 소감을 전했다. “이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운을 뗀 그는 책을 번역한 이예원, 에밀리 모리스에게 “한국어와 영어 사이에 놀라운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셨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이 책에는 작별을 고하지 않기로 결심한 이들이 나온다. 그들은 불가능한 작별 대신 끈질긴 아침 안에 머물기를 선택한다. 밤의 칠흑 같은 추락 속에서도 바다 아래에 촛불을 밝힌다”고 소개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은 전미도서상ㆍ퓰리처상과 더불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도서상 중 하나다. 도서 비평가, 서평 편집자들이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영어로 출간된 모든 책을 대상으로 부문별 수상작을 선정한다. 한국인 수상은 김혜순 시집 『날개 환상통(Phantom Pain Wings)』(2023) 이후 두 번째다. 소설 부문에선 한강이 처음이다. 51년 역사의 시상식에서 번역본의 소설 부문 수상은 세번째로, 앞서 2001년 독일 작가 제발트가 쓴 『아우스터리츠(Austerlitz)』, 2008년 칠레 작가 로베르토 볼라뇨가 집필한 『2666』 영문판이 같은 상을 받았다.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영문판(We Do Not Part)이 미국의 권위 있는 도서상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을 받았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 유튜브 영상 캡처]
협회는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해 “제주 4ㆍ3 사건의 여파가 남긴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상실 속에서 창조와 진실에 대해 천착한 고찰이다. 이 예술적인 소설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압도적인 꿈처럼 긴 여운을 남긴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헤더 스콧 파팅턴은 “눈부신 우울, 암울한 날씨, 중얼거리는 듯한 구문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며 “분위기 있고 시선을 사로잡는 꿈처럼 여운을 남긴다”고 심사평을 남겼다.
2021년 출간된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ㆍ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장편소설로,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과 더불어 한강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한강은 이 작품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지극한 사랑을 작별하지 않는 마음으로 표현했다. 트라우마와 상실의 고통 속에 있더라도 진실에 이를 때까지 애도의 자리를 떠나지 않는 모습을, 조용히 역사에 맞서는 의지로 그려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2024년 한강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한 한림원도 비중 있게 논평한 작품이다. 당시 한림원 종신위원인 스웨덴 소설가 엘렌 맛손은 이 작품에 대해 “한강의 작품에선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변화가 끊임없이 나타난다”며 “(소설 속) 인물들은 어떤 면에서는 나약하지만,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딛거나 질문을 던질 만큼의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강은 이 작품으로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2024)과 메디치 외국문학상(2023)을 받았다.
김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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