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동 사태 장기화에…구윤철 “유가 120~130달러 땐 민간도 5부제 검토”
-
2회 연결
본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수준으로 오르면 민간에도 차량 5부제(요일제)를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5일부터 공공기관에는 차량 5부제를 의무화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29일 "유가가 120~130달러로 오르면 민간에도 부제를 도입해야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뉴스1
구 부총리는 29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중동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자원안보 위기 경보가) 3단계인 ‘경계’ 단계로 올라가야 하고 그쯤 되면 소비도 줄여야 한다”며 “민간에도 부제를 도입해야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5부제 의무 시행은 1991년 걸프전 시기가 마지막이었다. 2008년 고유가 위기 때 민간을 대상으로 승용차 요일제를 실시했지만 주차료·통행료 등 할인 혜택을 주는 권고 방식이었다.
구 부총리는 위기 경보를 3단계로 상향하는 조건에 대해 “현재 배럴당 100~110달러인 유가가 120~130달러가 간다든지 여러 종합적인 상황을 보겠다”고 설명했다. 자원안보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총 4단계로 구성돼 있다. 정부는 유가 상승과 석유 수송 경로 불확실성 확산 등을 이유로 들며 지난 18일 오후 3시 원유에 대해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다만 구 부총리 발언 이후 재경부는 “유가는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라며 “민간 차량 부제 발동 요인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는 미국의 추가 파병 검토 이후 다시 상승세다. 27일 국제 유가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12.57달러로 전날보다 4.2% 올랐다. 브렌트유는 중동 사태 전인 지난달 27일 기준과 비교하면 55%가 뛰었다. 특히 예멘 후티 반군의 참전 선언으로 호르무즈해협의 대체 수송로로 주목받아온 홍해 일대마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해협 봉쇄 이후 송유관을 통해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물량을 돌려 수출해 왔는데, 이마저 흔들릴 경우 유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박경민 기자
중동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 수급과 가격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29일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가격은 L당 1914.87원으로 전날보다 18.27원 올랐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1L에 1865.69원으로 하루 사이 9.83원 상승했다. 주유소들이 1차 최고가격 시행 때 확보한 재고 물량이 소진되는 시점 이후에는 오름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7일 주유소 등에 공급되는 석유류 최고가격을 L당 210원씩 올렸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며 정부 정책의 무게 중심도 가격 안정에서 수급 관리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7일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휘발유 등 소비를 줄이기 위해 최고가격에도 국제 가격 상승분을 추가로 반영했다. 구 부총리도 이날 “유류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을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가 급등에 따른 서민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유류세 추가 인하 여지도 뒀다. 구 부총리는 “유류세도 한꺼번에 인하하지 않고 여유를 남겨뒀다”고 말했다. 정부는 27일 유류세 인하 폭을 휘발유는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 확대했다. 법상 유류세 인하 한도는 30%다.
한편 구 부총리는 부동산 보유세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 “지금 아직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어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주요 도시 보유세를 서울과 비교한 기사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공유한 후 정부가 보유세 인상 카드를 본격 검토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구 부총리는 “공급 확대, 자금 유입 억제 등의 정책을 우선 추진하고, 그래도 안 되면 최후적으로 부동산 세제도 볼 수 없겠느냐 이런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