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후티도 뛰어들었다… 홍해 막히면 사우디·유럽 경제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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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예멘 사나에서 소년 후티 반군 지지자가 군중 위에서 권총과 소총을 든 채 이란과 레바논 헤즈볼라와 연대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후티는 28일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미국-이란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군사행동에 나섰다. AFP=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예멘 후티 반군이 뛰어들었다. 전쟁 개시 한달 만인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다. 후티의 참전으로 호르무즈해협을 인질 삼던 이란의 전술 범위가 홍해로 확대할 가능성이 커졌다.

야히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이날 “이스라엘의 주요 군사 목표물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 등 첫 번째 군사 작전을 수행했다”며 “이스라엘이 저항 세력의 모든 전선에 대한 공격을 멈출 때까지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예멘에서 날아온 미사일을 방공망으로 요격했다고 밝혔다.

후티가 군사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 전쟁이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에 이어 후티가 가세하면서 사실상 이란이 지원하는 중동 내 ‘저항의 축’ 세력이 모두 전쟁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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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예멘 사나에서 후티 반군 군인이 지난 2023년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아 침몰하는 라이베리아 국적 선박의 모습을 담은 디지털 광고판 앞에 서 있다. EPA=연합뉴스

특히 후티의 참전은 호르무즈해협으로 휘청이는 세계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후티가 홍해 남단의 관문 바브엘만데브해협을 봉쇄할 우려 때문이다. 예멘과 지부티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아덴만에서 홍해를 거쳐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유일한 길목이다. 가장 좁은 폭(32㎞)이 호르무즈해협(34㎞)보다 짧아 통행 선박이 공격 표적이 되기 쉽다.

후티는 지난 2023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막겠다는 이유로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했다. 이로 인해 선박들이 홍해보다 운항 거리가 40% 이상 늘어나는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등 세계 공급망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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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실제 이란은 지난 25일 바브엘만데브해협을 가리키며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어리석은 조치를 한다면 감당할 해협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베드 알타위르 후티 지휘관도 14일 “이란을 돕는다면 바브엘만데브해협 봉쇄가 최우선 선택 중 하나”라고 밝혔다.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10%가 지나는 바브엘만데브해협마저 막힌다면 에너지 위기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여기에 홍해는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25%를 차지한다. 원유 운송에 집중된 호르무즈해협보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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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홍해 봉쇄는 이번 전쟁을 유럽의 문제로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P통신은 “홍해 봉쇄는 공장 가동·난방 등을 위해 수입 액화천연가스(LNG)에 의존하는 유럽연합(EU) 국가의 에너지 공급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석유와 LNG 외에도 곡물·전자제품 등 각종 제조품의 공급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미군 작전에도 부담이 된다. 홍해 공격 가능성 때문에 미국 항공모함 전단의 이동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걸프지역 국가 송유관이 위험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해협 인근 아브카이크 유전에서 홍해 얀부 항구까지 이어지는 1200㎞ 길이의 동서 횡단 송유관을 갖고 있다. 최근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사우디는 이 송유관을 활용해 홍해로 석유를 우회 수출하는 양을 늘리고 있다. 후티가 이곳을 공격할 경우 석유 수출 길이 막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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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 유전 시설이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후티가 직접 유전 시설을 공격할 수도 있다. 지난 2019년 후티는 사우디 아브카이크 탈황 석유 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등 2곳을 드론으로 공격해 석유 생산에 지장을 가했다. 2021년에도 라스 타누라 정유시설을 공격했다.

다만 이럴 경우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에도 군사 대응을 자제하던 사우디가 예멘과 이란에 보복 공격할 수 있는데, 후티가 사우디와 미국의 압도적인 공격에 맞서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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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예멘 후티 반군의 야히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주요 군사 목표물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 등 첫 번째 군사 작전을 수행했다”며 “이스라엘이 저항 세력의 모든 전선에 대한 공격을 멈출 때까지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후티가 개전 후 즉각 이란 돕기에 나선 헤즈볼라나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와 달리 한 달 만에 참전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이란 달래기' 차원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군사행동도 아직은 홍해가 아닌 이스라엘을 향한 원거리 미사일 공격에 그치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후티의 공격은 이란의 분노를 달래기 위한 상징적 개입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전문가를 인용해 “후티는 미국과 사우디에 당신들을 겨냥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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