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제1야당 뺀 개헌 발의 공식화…장동혁 "李 연임용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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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열린 초당적 개헌추진을 위한 제정당 원내대표 기자회견에서 각당 원내대표들이 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당대표. 뉴스1
국민의힘을 제외한 6개 정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6·3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한 개헌안 발의를 31일 공식화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작전 수행하듯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우 의장과 한병도(더불어민주당)·서왕진(조국혁신당)·윤종오(진보당)·천하람(개혁신당)·한창민(사회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개헌 관련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내달 7일(개헌안 발의 시한) 전 발의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우 의장은 “국회와 정부, 시민사회를 아울러 상당 수준의 공론이 형성된 현 상황이 중대한 역사적 기회”라며 “지금 이 불씨를 살리지 못하면 언제 이 정도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는 이날 지방 일정으로 빠졌다.
공개된 개헌안에는 ▶헌법 제명을 한글화하고 ▶‘4ㆍ19 민주이념’만 담겨 있는 헌법 전문에 부마민주항쟁과 5ㆍ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수록하고 ▶국회의 계엄 사후 승인권을 도입하고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권을 계엄 해제권으로 강화하고 ▶국가의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균형발전 의무를 명시하는 내용이 담긴다. 제안설명에는 “모든 것을 한 번에 이루려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악순환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이들 조문이) 합의 가능한 범위”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회 내 정당 원내대표들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개헌 추진 관련 기자회견에서 각자 서명한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 합의 서명부'와 '초당적 헌법개정 추진을 위한 국회 선언문'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꺼져가던 1987년 이후 39년 만의 개헌의 불씨는 이달 들어 우 의장의 의지로 되살아났다. 우 의장은 대선 전인 지난해 4월에도 조기 대선과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제안했지만 여권 강성 지지층의 강한 반발에 부딪쳤다. 이 대통령도 “내란 종식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으며 대선 이후의 과제로 일단락됐다. 우 의장이 다시 불을 지피자 이 대통령도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진척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제헌절 연설에서도 “계절이 바뀌면 옷을 갈아입듯 헌법도 달라진 현실에 맞게 새로 정비하고 다듬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만 개헌안이 실제 국민투표에 부쳐지느냐는 국민의힘에 달려있다. 개헌안의 발의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로 가능하지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의원 197명(재적 의원 295명 중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개헌안에 서명한 6개 당 소속 의원은 187명으로 국민의힘에서 적어도 10명이 찬성해야 한다.
이날 오전 우 의장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동에서 막판 설득을 시도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장 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 개헌특위도 구성돼 있지 않은데 지방선거 앞두고 작전 수행하듯 밀어붙이는 게 맞느냐”며 “급하게 원포인트 개헌을 밀어붙이는 게 헌법 부칙을 개정해서 다음번 통치구조 개헌 때 이 대통령의 연임을 위한 전 단계 아닌가 의심된다”고 했다. 재임중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현행 헌법의 부칙을, 이번 개헌 때 개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개헌특위 구성은 지난 10일 우 의장이 제안했지만, 국민의힘 불참으로 무산됐다.
우 의장은 장 대표에게 국회 계엄 해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안에 찬성하는 것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모습으로 분명히 비춰지지 않겠냐는 취지로도 제안했다고 한다. 의장실 관계자는 장 대표가 이에 대해서는 특별한 답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10표’ 확보를 위해 주어진 시간은 한달 남짓(5월 10일까지)이다. 국민투표법상 이날까지 개헌안이 본회의를 통과해야 6·3 지방선거와 동시 투표가 가능해서다. 의장실 관계자는 “한 달은 긴 시간”이라며 “국면을 바꾸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 찬성표를 찾지 못하면 행정력과 예산 낭비로 끝날 수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중앙 선관위는 개헌안이 발의만 돼도 재외국민 투표 등을 위한 준비에 착수한다”며 “여기에 최소 200억원이 드는데, 부결되면 휴지조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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