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환자실 누워있는데 사직서 작성?…교사 사망 부천 사립유치원 경찰 수사

본문

경기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독감 확진에도 근무를 계속하다 교사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숨진 교사의 사직서가 위조됐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btdc7188ff128204b42bb19668eaaf4c5b.jpg

숨진 A씨가 가족에게 남긴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 독자

1일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유치원 측의 사문서위조 의혹 수사를 위해 이날 오전 숨진 교사 A씨(25) 유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 유치원은 A씨의 사직서를 임의로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유족 측이 부천교육지원청을 통해 확인한 2월 10일 자 사직서에는 숨진 A씨의 서명이 있었다. A씨는 당시 독감이 악화돼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상황이었고, 사직서는 A씨 사망 후 작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내용은 유족 측 노무사가 사학연금공단에 업무상 재해를 신청하면서 밝혀졌다.

유족을 대리하는 정태영 노무법인 울림 노무사는 “소속 교사가 사망했는데도, 유치원 측이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유족 동의 없이 사직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법을 위반하기도 했지만, 도덕적으로도 지탄을 받을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부천교육지원청은 최근 A씨 사망 경위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뒤 사문서위조 정황이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 조사를 마친 뒤 조만간 유치원 관계자들도 불러 수사 의뢰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39도 고열에도 출근하다 사망

btc0ce4ba7c799daa04cc07ed29beb9ed0.jpg

독감 확진 전후 A씨 근무표. 사진 독자

임용 3년 차인 A씨는 토요일인 지난 1월 24일 유치원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후 감기 기운을 느꼈다. 화요일인 27일부터는 38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렸고, 퇴근 후 찾은 병원에서 B형 독감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이날 저녁 독감 확진 사실을 유치원에 알리면서 “좀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 죄송하다.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겠다”고 사과까지 했다. 독감 확진 3일 후인 30일까지 근무를 계속하던 A씨는 체온이 39.8도가 넘자 유치원에서 조퇴했다. 이후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A씨는 2월 14일 끝내 숨졌다.

유족 "유치원 사과 없어" 

유치원 측은 A씨의 사망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공지하지 않다가 유족 측이 1인 시위를 시작하자 지난달 초 입장문을 통해 뒤늦게 상황을 공유했다. 입장문에는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의 마음에 혹시라도 상처를 더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구체적인 사실을 학부모님들에게 알리지 못했다”며 “저희 원은 교사가 아프거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원장이나 원감에게 병가나 조퇴를 요청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A씨의 아버지는 “같이 일하던 유치원 교사가 사망했는데도 쉬쉬하다 뒤늦게 학부모들에게만 입장을 낸 것”이라며 “경찰 수사까지 진행되는 상황인데, 우리는 여전히 유치원으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나 입장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5,742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