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름값 57% 급등, 하루 700만원 추가…어민들, 배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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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기선저인망수협 소속 쌍끌이 어선들이 지난달 31일 부산 서구 공동어시장부두에 정박해 있다. 이들 선박은 중동 사태로 인해 어업용 면세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최근 조업을 중단했다. 송봉근 객원기자

중동전쟁으로 유가가 급격히 오른 가운데 고기잡이배에 쓰이는 면세유 가격도 크게 올라 어민 시름이 깊다. 하루에 배 한 척에 드는 기름값으로만 수백만원을 더 감당해야 할 상황을 견디기 어려운 어선 중엔 ‘자체 휴업’에 들어간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름값 감당 불가’ 휴어기 아닌데 배 논다

1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어업용 면세유 가격이 1드럼(200L)당 27만6200원으로 책정됐다. 이 가격은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9일까지 적용되는 것으로, 이전 공급 가격(17만5940원)과 비교하면 57% 급등했다.

이에 따라 국내 단위 수협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꼽히는 대형기선저인망수협(이하 조합)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합은 대형 쌍ㆍ외끌이 어선과 트롤 어선 등 3개 업종 135척으로 이뤄진 조합이다. 오징어와 갈치 등 대중성 어종을 잡아들이며, 국내 전체 어획량의 약 8%를 담당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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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 부산항 4부두에 정박 중인 한 급유선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과 부산해양경찰서 소속 경찰관들로 구성된 전담반이 해상 석유 유통 특별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들 어선은 부산에서 제주 남쪽과 서쪽 바다를 오가며 조업한다. 조합에 따르면, 출항할 경우 배 한 척당 쌍끌이 어선은 70드럼, 트롤 어선은 40드럼, 외끌이 어선은 15드럼가량의 기름을 하루에 사용한다. 한 드럼당 10만원가량 뛴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면 어선에 따라 하루에 기름값으로만 150만~7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

임정훈 조합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조업에 드는 기름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이런 고유가가 지속하면 조업이 어려워지고, 오징어나 갈치 등 출어가 끊길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협약 등에 따라 조합은 본래 오는 16일부터 두 달 동안 고기잡이를 하지 않는 휴어기에 들어간다. 하지만 조합에 따르면 기름값 부담에 휴어기에 앞서 자체적으로 조업을 멈춘 어선들도 있다고 한다.

“업계 이미 쇠약, 실질적 지원 있어야”

앞서 고수온으로 주력 어종이 북상하고 정부 지원마저 미비한 탓에 다수 어민이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극심한 고유가까지 감당하기는 어렵다는 게 임 조합장의 설명이다. 그는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전쟁) 상황이 나빠지면 기름값이 더 오를까 봐 걱정하는 어민이 많다. 휴어기 연장 등 조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원 등 방안을 묻자 임 조합장은 “유가 연동 보조금 등 조업을 이어나가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가 연동 보조금은 지금과 같이 국제유가 급등으로 연료 가격이 일정 기준을 넘을 때 일부 비용을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어업 분야에선 2022년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때 한시적으로 적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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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전국어민회총연맹이 연 면세유 폭등에 따른 정부 대책 마련 촉구 어민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국회에선 지난달 20일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 유류비 억제 정책에서 어업 등 분야는 소외돼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산업통상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에 ▶어업 면세유의 최고가격 상한제 지정 ▶유가 연동 보조금 적용 등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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