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적금 깨서 배달용기 850만원치 구입”…소상공인들 ‘눈물의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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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들 사이에 배달 용기 사재기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중동전쟁 여파로 포장 용기 가격이 급등하고 품절 사태가 이어지자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에 따르면 주요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들은 이날부터 용기가격을 30% 이상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송치영 소공연 회장은 “요즘 소상공인 사이에서 ‘자고 나면 용기 가격이 오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담이 커졌다”며 “온라인 판매처에서도 상당수 제품이 품절돼 구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외식업체의 70% 이상이 배달을 병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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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용기를 850만원어치 구매해 쌓아뒀다며 한 소상공인이 31일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 같은 상황 속에 소상공인 커뮤니티엔 “배달 용기를 대량 구매했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한식배달 전문점 업주는 “장사를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적금을 깨고 배달 용기 850만원어치를 샀다”며 용기와 일회용 수저 세트를 쌓아둔 사진을 공개했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중앙일보에 “배달 용기는 외식업자에겐 생계가 걸린 문제로, 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재기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또 다른 식당 업주 양모씨는 “포장 용기 가격이 하루 사이에 (박스 기준) 수만원씩 오르고 있다”며 “‘오늘이 가장 싸다’는 생각에 대량 구매했고, 식당에 둘 공간이 부족해 집에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업주 안모씨도 “주변 상인들이 많이 사 놓는 모습을 보고 나도 추가 구매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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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상공인이 배달 용기를 대량 구매했다며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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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소상공인이 포장 용기를 대량 구매해 가게에 쌓아 둔 모습, 사진 독자 제공

실제 이날 배달 용기 온라인 판매처엔 가격 인상 안내가 잇따라 게시됐고, 일부 품목은 품절 상태다. 업계에선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 포장재 생산량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정부와 배달업계에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소상공인 경영안정 바우처 지원 항목에 유류비뿐 아니라 포장 용기 구입 비용도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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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에 올라온 포장 용기 가격 인상 안내문. 사진 쿠팡 사이트 캡처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 오전 포장 용기 수급 문제와 관련해 소상공인 간담회를 열었다. 다만 소상공인 단체 일각에선 “간담회 일정이 전날 급하게 통보된 데다 영업 준비 시간과 간담회 개최 시간이 겹치면서 현장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기 어려웠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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