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화솔루션 ‘빚 갚기 유증’ 논란 계속..."계열사가 인수하라" 요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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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 전경. 사진 한화그룹

한화솔루션의 ‘빚 갚기 유상증자’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개인주주와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회사 측은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1일 증권가 등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2일 기관투자자 대상 설명회, 3일 개인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연달아 개최한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폭락하며 논란이 커지자 직접 유증 배경과 효과와 주주환원책 등을 설명하겠다는 취지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6일 보통주 7200만주를 새로 발행해 2조3976억원을 조달하는 유증을 결정했다. 발표 당일 주가는 18.2% 급락했다. 이처럼 시장 반응이 냉랭한 이유는 이번 유증의 목적이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보다 당장의 채무 상환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총 조달금액의 62.6%인 1조50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쓰겠다고 했다.

앞서 한화솔루션의 유증 사례를 보면 투자자들이 그 목적을 납득했느냐에 따라 주가 반응이 달랐다. 2020~2021년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발표했을 땐 시장 반발이 크지 않았다. 태양광·그린수소 등 차세대 신재생 에너지 밸류체인 강화에 투자하겠다는 목적을 투자자들이 납득했기 때문이다.

주주 설득 과정없이 ‘기습 유증’을 발표한 것도 논란이다. 한화솔루션은 유증 발표 이틀 전인 지난달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지만 유증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증권가에선 발행 주식 총수의 40%에 달하는 대규모 유증을 계획하고 있으면서도 소통이 없었던 점은 문제라고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한화솔루션이 유증 조달자금을 회사 빚 갚는 데 사용할 예정이면서 주주총회에서 소상히 알리지 않았다”며 “주주들을 단순히 돈만 대주는 물주로만 보는 시각 아니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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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이번 증자가 급한 불 끄기의 시작일 뿐, 추가 증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화솔루션의 발행 가능 주식 총수는 3억주이고, 기존 발행 주식 수는 약 1억7000만주라 이번 유증(7200만주)으로 늘릴 수 있는 주식수 여력이 충분한데도 주총에서 발행 가능 주식 총수를 5억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안주원 DS증권 연구원은 “유증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미미하다. 지난해 말 한화솔루션의 순차입금 규모는 약 13조원에 달하는데, 1조5000억원의 자금 상환만으로는 차입금을 의미 있게 줄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9000억원을 신기술에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신기술 투자는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현금흐름이 발생할 때 수반되는 전략으로, 현재 같은 재무구조에선 우선순위가 될 수 없다”고 했다.

태양광 업황 개선이 더딘 가운데, 재무 부담은 커지고 있다. 1일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약 3700억원 규모의 외화 대출 재무약정을 지키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회사 측은 유럽 자회사 Q에너지솔루션즈의 외화대출 2억1500만 유로의 대출 만기가 2028년 2월까지인데도 유동부채(만기 1년 미만)로 분류했다. 대출 약정에 붙은 재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이 대출은 순차입금(Net Debt)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의 5배 이하로 유지하는 게 조건이었지만, 지난해 말 한화솔루션의 순차입금은 EBITDA의 29.1배에 달했다. 채무자 신용 위험이 커지면 금융 기관은 만기 전 대출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유증 방식을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한화솔루션의유증은 기존 주주에게 우선 배정 후 실권주 발생 시 이를 일반주주 대상으로 모집하는 방식이다. 발행 예정 신주 중 20%(1440만주)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되고, 최대주주인 ㈜한화가 지분율만큼 참여(2600만주)하면 남는 3000만주가량이 기관·개인주주 몫이다. 지분 5.75%를 가진 국민연금이 유증에 불참할 경우 개인주주의 부담이 커진다. 제3자 배정으로 전환할 경우 한화그룹 내 계열사들의 일부 물량 지분인수가 가능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설비투자를 지속해왔는데 태양광·석유화학 업황 둔화 등의 영향으로 재무상태가 나빠졌다”며 “유증 계획이 이행돼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9000억원의 투자로 미래기술을 선점하게 된다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 확보 및 주주가치 제고를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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