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집 있는 세입자 89만명…대통령 “일시 비거주자는 규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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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보유세 등 세제 강화 대상으로 거론해 온 비거주 1주택과 관련해 “갭투자용이 아니라 주거용인데 직장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 비거주하는 경우는 제외됨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투자·투기용과 직장·교육 등 불가피한 사유를 구분해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1일 X(옛 트위터)에 향후 정부의 세제 강화 방침과 관련해 비거주 1주택자의 현황을 지적한 기사를 공유하면서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에 따른 세금 감면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기사에서 투기용 아니고 직장, 자녀 교육 등으로 일시 거주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쩌란 말이냐고 쓰는 건 몰라서일까요? 알면서 그러는 걸까요?”라고 적었다.
투자·투기용이 아닌 직장, 자녀 교육 등으로 일시적으로 본인 집에 살고 있지 않은 비거주 1주택자는 규제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앙일보가 이날 국가데이터처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토대로 추산한 결과 소유 주택을 세 놓고 다른 집에 전·월세로 사는 ‘집 있는 세입자’는 지난해 기준 89만3000가구(수도권 63만7000가구)에 이른다. 2016년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의 방법론으로 재분석한 결과다. 금융연구원의 2016년 분석치인 68만 가구에서 10년 새 31% 늘어났다.
이 가운데 47.6%(42만5000가구)는 임대보증금(임대를 해서 받은 보증금)이 거주보증금(보유한 집 대신 세를 들어 살고 있는 집의 보증금)보다 많은 취약가구다. 10년 전보다 9만5000가구가 증가했다. 이들 취약가구의 재무 상황은 좋지 않다. 보증금이 역전된 취약가구의 저축금액 대비 임대보증금 배율은 2.68배에 달했다. 다음 세입자를 제때 구하지 못하면 저축을 전부 털어도 보증금의 34%밖에 돌려주지 못하는 구조다. 이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 비율(경상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역시 2023년 19.5%에서 지난해 32.8%로 올랐다.
집 있는 세입자에 대한 강한 압박이 매물 증가보다 소비 위축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배경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교수는 “기본적으로 1주택자는 집을 여러 채 사 놓은 게 아닌 실수요자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과도한 잣대를 들이대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그동안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점에서 이를 억제하려는 정책 방향 자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 하지만 비거주 1주택의 경우 명확하게 기준을 제시하기도 쉽지 않다. 실제 서울 등 수도권에는 직장과 교육, 투자 등의 이유로 소유와 거주가 분리된 가구가 적지 않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강북에 내 집이 있고, 학군지인 강남에 사는 경우를 자녀 교육 사유로 인정해줄지, 직장 때문이라면 통근 거리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등 불가피한 사유에 대한 기준을 정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거주 1주택에 대한 투자·투기성을 거를 기준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보니 이날 금융위원회의 가계 대출 대책에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내용은 빠졌다. 전요섭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고민하는 중이고 최대한 합리적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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