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더버터] 실패도 자산이 되는 창업 지원…‘한국형 기업가’ 육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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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호 현대차 정몽구 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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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호 현대차 정몽구 재단 사무총장. 이경호 기자

“이제는 꽃이 아니라 정원사를 키우는 방식으로 바꾸려 합니다.”

최재호 현대차 정몽구 재단 사무총장은 최근 재단의 창업 지원체계 개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기존의 창업 지원이 개별 아이템이나 사업 모델에 집중돼 있었다면, 앞으로는 어떤 환경에서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 자체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재단은 최근 ‘현대차 정몽구 앙트러프러너십’을 출범시켰다. 단기 성과 중심의 프로그램을 넘어 대학생부터 스타트업 창업가, 기업가형 연구자까지 포괄하는 인재 육성 모델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달 26일 만난 자리에서 최 총장은 “사업을 지원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문제를 해결할 기업가를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구조로 재단의 역할을 재정의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사업 개편의 핵심은 무엇인가.
“기존에는 개별 아이템이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꽃’에 물을 주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어떤 환경에서도 스스로 길을 찾아내는 ‘정원사’, 즉 창업가 자체에 집중하려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의 본질은 ‘지원의 종결’이 아니라 ‘관계의 시작’이다. 사업의 성공 여부를 넘어, 한 명의 창업가가 사회의 난제를 해결하는 체인지메이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생애주기 전반을 함께하는 파트너십으로 진화하려는 것이다.”
‘앙트러프러너십’에 설립자의 철학을 담았다고 했다.
“설립자의 기업가정신은 도전과 혁신, 글로벌화와 현지화, 그리고 사람 중심의 경영과 신뢰의 가치로 요약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가치들이 단순한 기업 경영을 넘어, 사회문제 해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해결 방식이면서도,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정교한 시스템과 지속가능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재단은 이 같은 가치를 내재화한 ‘정몽구 펠로’를 육성하고, 이들이 지속해서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
해외 재단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 세계경제포럼 산하 슈왑재단은 사회혁신가를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시스템 변화를 이끄는 리더로 본다. 매년 선발한 혁신가들을 평생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아쇼카 재단 역시 ‘Everyone a Changemaker’라는 철학 아래 선발된 펠로를 장기적으로 지원한다. 공통점은 분명하다. 사업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변화를 확산시키는 구조다. ”
‘임팩트프러너’는 기존 창업가와 어떻게 다른가.
“일반적인 창업가가 시장의 빈틈을 찾아 이윤을 극대화한다면, 임팩트프러너는 사회문제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비즈니스를 활용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사업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인지 고민한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분리하지 않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DNA를 가진 사회혁신가라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육성할 계획인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성장 지원 프로그램과 펠로십 커뮤니티를 함께 제공한다. 명동 온드림 소사이어티를 거점으로 창업가들이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고, 실리콘밸리·싱가포르·일본 등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해 시장 진출도 지원한다. 또 주제별 멘토링, 리더십 교육, VC 밋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요한 것은 단기 프로그램이 아니라 기수 기반의 펠로십 구조다. 한 번 선발된 창업가들은 평생 이어지는 네트워크 안에서 성장하게 된다.”
이미 유사한 지원 프로그램도 많은데.
“우리는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설립자의 기업가적 도전의 역사에 함께한다는 자부심을 제공한다. 사람을 중시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가치, 그리고 재단과 현대차그룹이 가진 신뢰는 창업가들에게 중요한 사회적 자본이 된다. 또 하나의 차별점은 커뮤니티다. 같은 목표를 가진 창업가들이 연결된 ‘정몽구 펠로’ 네트워크 자체가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어떤 변화를 기대하나.
“5년 뒤에는 ‘K-임팩트 기업가정신’이라는 고유 모델이 확립되기를 기대한다. 한국적 기업가정신이 임팩트프러너들에게 내재화되고, 이것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하나의 표준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또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정책에도 반영돼 국가적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궁극적으로는 재단이 단순한 지원 조직이 아니라, 자본과 기술, 사회적 가치를 결합해 미래 문제를 해결하는 생태계를 만든 선구적 재단으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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