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나토는 종이호랑이, 푸틴도 안다”…트럼프, 탈퇴 강력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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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으로 대서양 동맹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유럽이 전쟁 개입에 미온적인 태도를 이어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7년간 양측을 결속해 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나토에서 탈퇴시키는 방안을 강력히 검토하고 있다”며 “재고의 여지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또 “나는 나토에 결코 흔들린 적이 없다”며 “항상 그들이 종이호랑이라는 것을 알았다. 참고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트루스소셜에 이란전쟁에서 자국을 돕지 않는 유럽 동맹국을 향해 “당신들이 우리를 위해 그곳(호르무즈해협)에 있지 않았듯, 미국도 더는 당신들을 돕기 위해 그곳에 있지 않을 것”이라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면서 “당신들은 스스로 싸우는 법을 배우기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부터 안보 무임승차론을 내세워 유럽을 압박해 왔다. 지난해 재집권 이후에는 자국의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유럽 국가들에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증액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여기에 고율 관세 부과,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시도 등으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균열은 이란전쟁을 계기로 대폭 심화했다. 지난달 14일 호르무즈해협 개방 작전을 위한 군함 파견 요구에 나토 소속 유럽 동맹국들이 불응한 게 컸다. 유럽 동맹국들이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며 선을 긋자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나토에 매우 실망했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20일에는 영국·프랑스·독일 등 나토 주요 회원국들을 향해 “겁쟁이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포린폴리시(FP)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동맹국들로부터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닫고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며 “이란전쟁을 거치며 대서양 동맹 관계는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불만에도 유럽 동맹국들은 미국의 군사작전과 거리를 뒀다. 프랑스가 미국 무기를 수송하려는 이스라엘에 자국 영공 사용을 불허한 사실이 전날 알려졌다. 이탈리아가 이란전쟁 기간 미국의 시칠리아 공군기지 활용을 제한했고, 스페인이 미 군용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전면 금지했다는 보도도 지난달 30일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 내 반(反)나토 기조는 점점 강화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불행히도 한동안 이 나라에 도움이 돼 온 이 동맹(나토)이 여전히 그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지, 아니면 미국이 단순히 유럽을 방어하는 입장에 머무르는 일방통행이 돼버렸는지 다시 검토해야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역시 전날 “우리가 자유 진영을 대신해 이런 규모의 작전(이란전쟁)을 수행할 때 (나토의) 동맹국들이 미국을 위해 무엇을 할 의지가 있는지가 세상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실제 미국이 이란전쟁을 마무리하고 나토 등 동맹 체계 재논의에 나설 경우 우크라이나전쟁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유럽이 이란전쟁을 대하듯 미국도 우크라이나전쟁을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는 논리로 대응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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