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호르무즈 팽개치고 간다는 트럼프
-
2회 연결
본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주 곧” 이란과의 전쟁을 종료하겠다며 “2~3주”라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특히 전 세계를 ‘오일 쇼크’로 몰아넣은 호르무즈해협의 봉쇄 상황은 물론, 이란과의 협상과도 무관하게 “이란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전쟁 장기화로 정치적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에서 발을 빼는 출구전략을 예고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현지시간 1일 오후 9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부터 예정에 없던 대국민 연설을 예고했다. 이 자리에서 전쟁 종료 계획을 공식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란도 그간의 강경 기조에서 한발 물러나 처음으로 종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유가 급등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내가 해야 할 일은 이란을 떠나는 것”이라며 “그러면 유가는 폭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전쟁을 지시한) 내 목표는 단 하나였다”며 “그것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고, 그 목표는 이제 달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주 이내에, 어쩌면 며칠 더 걸릴 수 있겠지만 우리는 그들이 가진 모든 것(핵능력)을 완전히 제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란과의 협의와 관련해선 “그들은 나보다 협상을 더 원하고 있다”며 “그들이 합의를 원하기 때문에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합의가 있든 없든 우리는 떠날 것이고, (합의 여부는) 지금은 상관없는 문제”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루스소셜에 “이란 새 정권의 대통령이 방금 미국에 휴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호르무즈해협이 완전히 개방되고, 자유롭고, 안전해진 뒤에야 이를 고려할 것”이라며 “그때까지 우리는 이란을 흔적 없이 사라지거나 또는 흔히 말하듯 석기시대로 되돌려버릴 정도로 폭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3.78L)당 4달러를 넘어섰다. 또 전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3%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정가에서 휘발유 가격 4달러는 정부·여당의 선거 패배와 직결되는 ‘금기의 4달러’로 불리고, 지지율 35%는 실패한 대통령을 정의하는 암묵적 기준선으로 평가된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같은 날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필요한 조건, 특히 공격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마련되면 이번 분쟁을 끝낼 의지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이란 프레스TV가 전했다.
미국, 대이란 압박은 계속…세 번째 항모 중동행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부도 “미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오는 6일까지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에너지 시설을 초토화하겠다”던 기존 입장과는 달라진 말로, 사실상 호르무즈해협 문제를 마무리하지 않은 상태로 종전 선언을 할 수 있다는 신호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나 다른 나라가 석유나 가스가 필요하면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직접 가면 된다. 그들은 스스로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며 책임을 동맹국에 떠넘겼다. 그러면서 “중국 같은 나라들은 그곳에서 원유를 채우고 스스로 알아서 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낮은 미국은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무관하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호르무즈를 우리가 열 필요가 없다’고 한 것은 미국이 전쟁에서 졌다는 자백”이라며 “미국은 끔찍한 패배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종전이 거론되는 가운데도 미군은 중동에 추가 병력을 속속 집결시키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니미츠급 항공모함인 조지 H W 부시호와 호위 전단 6000여 명의 병력이 이날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를 출발해 중동으로 향했다. 에이브러햄 링컨호와 제럴드 R 포드호에 이어 중동에 파견된 세 번째 항공모함이다. 이란도 1일 카타르 라스파판 해안의 유조선과 쿠웨이트공항 연료탱크 등 중동 일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반군도 이날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이란, 헤즈볼라와 연합 공격을 펼쳤다고 발표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