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주빈·김소영에 장대호 추정 편지까지 버젓이 공개…“2차 가해”

본문

btf71390ce3dd096c52f8734c7c0153254.jpg

'한강 몸통 시신' 피의자 장대호. 변선구 기자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 등의 혐의로 징역 42년형을 선고받은 조주빈과 서울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인 김소영의 옥중 편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돼 논란이 된 가운데, 7년 전 발생한 한강 몸통 시신 토막 사건의 범인 장대호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서신까지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대호의 범죄를 옹호하는 반응까지 이어지며 피해자·유족을 향한 2차 가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장대호는 2019년 8월 8일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에서 투숙객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낸 혐의로 이듬해 7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시신을 비닐봉지에 나눠 담은 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한강에 유기하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장대호의 최근 근황 및 교도소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다. 게시글엔 손글씨로 된 편지 5장이 게시돼 있다. 함께 첨부된 편지봉투 사진에는 충남 홍성교도소의 우편용 주소와 장대호의 이름이 적혀 있다. 본인을 장대호라고 소개한 이는 해당 편지를 “1월 30일 작성, 2월 2일 제출했다”고 적었다.

bta9f0ef7a05e6a0fb23bd2d163097b887.jpg

장대호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는 본인이 승소한 3건의 행정소송을 소개하며 “어느덧 징역 7년 차가 되어가다 보니 스스로 소송을 할 수준까지 오게 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교도소장이 편지 발송을 거부한 사건에서 수형자가 승소한 판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도움을 구하고 싶다”고 적었다. 중앙일보가 대법원 사이트를 통해 해당 사건번호를 조회해보니 실제로 장대호가 승소한 사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장대호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편지에는 ▶서울구치소 ▶안양교도소 ▶의정부교도소 등에서의 생활 후기를 나열하며 “드라마 ‘슬기로운 감방생활’과 같은 에피소드는 하나도 없었다”고 적혔다. 그는 “경북 북부 제1교도소가 교도관들의 ‘똥군기’가 심하다. 나도 반항했다가 구타를 당한 적이 있다”며 “돈 없고 백 없는 죄수들은 충남 홍성 교도소가 생활하기에 좋다”고도 주장했다.

이후 게시글에는 “조선족을 죽인 장대호는 일제 시대에 태어났으면 무죄”라는 등 범죄를 옹호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앞서 연쇄살인 사건으로 구속기소 된 김소영이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편지가 공개됐을 때도 “심신미약이니 꼭 감형해야 한다”라거나 “외려 가정폭력과 성범죄의 피해자”라는 등 일부 누리꾼들의 응원이 이어졌었다. 반대로 “대한민국에 표현의 자유가 흘러넘치니 이 지경”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bt70ed907be71f78bea2a799e69510b775.jpg

장대호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차 가해, 모방 범죄 우려
이러한 편지 내용과 댓글이 피해자·유족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외에도 모방 범죄가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장대호는 7년 전에도 28장에 달하는 옥중 회고록을 통해 자신의 범행 과정 등을 밝혔다. 이후 2021년 11월, 경기도 의정부의 한 모텔에서 연인을 준비한 둔기로 내리쳐 살해한 40대 남성이 “장대호가 작성한 회고록을 보고 모방했다”고 밝혔으며, 강원도 인제에서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한 남성도 “장대호가 롤모델이었다”고 진술했다.

법무부는 수용자들의 사적 편지를 모두 검열하고 규제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에 따르면 마약·조직폭력 사범이나 같은 교정시설에 수용 중인 다른 수용자에게 편지를 보내는 경우 등이 아니면 수용자는 봉함(封緘) 상태로 편지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포털이나 SNS 플랫폼 사업자의 적극적인 자율 정화에 기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네이버는 2022년 조주빈이 사실상 운영하는 블로그가 논란이 되자, 자체 운영 정책상 ‘범죄를 용인하거나 조장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추후 차단 조치했다.

bt36d9e64b3077c6b5977132191d4f4fa3.jpg

조주빈이 운영하던것으로 추정되는 블로그에 게시됐던 상장.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전문가들은 결국 정부의 일괄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범죄자의 편지·회고록 등은 특히 청소년 등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제지하는 기술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추가적인 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도 관련 시행령을 위헌성이 없는 선에서 촘촘하게 바꿀 때가 왔다”고 분석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5,696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