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호르무즈 美와 무관"...이란, 해협 통과 선박에 배럴당 1달러 부과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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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대국민연설을 통해 호르무즈해협 개방 여부가 미국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상황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톨게이트’ 구상은 점차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유조선에 배럴당 약 1달러(약 1500원) 수준의 통행료를 부과하는 계획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가 관련 규정을 승인한 이후 나온 후속 조치다. 결제는 달러가 아닌 위안화 또는 스테이블코인으로만 받겠다는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화 등 특정 자산의 가치를 추종하는 암호화폐로, 제재 회피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위성으로 본 호르무즈 해협. 중앙포토
선박 운영사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중개 회사를 통해 선박 소유 구조, 화물, 목적지, 승무원 명단, AIS(선박자동식별장치) 데이터 등을 제출해야 한다. 해당 정보는 혁명수비대 해군 사령부로 전달돼 미국·이스라엘 등 적대국과의 연관성을 심사받고, 이를 통과해야 통행이 허가된다. 이후 통행료 협상이 이뤄진다.
각 국가를 1~5등급으로 나눠 우호국 선박에는 더 유리한 조건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통행이 승인된 선박에는 허가 코드와 항로 지침이 부여되고, 순찰정의 안내에 따라 지정된 항로를 통과하게 된다.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경우 평균 적재량이 약 200만 배럴인 점을 고려할 때, 선박 한 척당 약 200만 달러(약 30억원)가량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이미 일부 선박에서 통행료 징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해협 인근에서 통행 허가를 기다리는 선박은 400척 이상이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운행하는 화물선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사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국은 1일 미국을 제외한 35개국 회의를 소집해 해협 재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항행의 자유 회복과 선박 안전 확보를 위한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종 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은 “항행의 자유 원칙에 반하는 불법적 행위로 국제 해상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공해로 인정돼온 수역을 자의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방식이 선례가 될 경우 분쟁 지역에서 유사 사례가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이란 내부 지휘체계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한국은 일방적 요구를 수용할 이유가 없다”며 “이란은 유엔 제재 대상이고 혁명수비대는 테러리스트 지정 상태이기 때문에 통행료를 낼 경우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및 우방국과의 공조를 통한 대응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라며 “아랍에미리트(UAE)가 추진 중인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국제 협력 전선에 참여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미 성향 국가들이 더 혜택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고, 한국에는 더 불리한 조건이 부과될 수 있다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에 관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해협 통제 강화와 동시에 이란은 여론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1일 미국인들을 향한 공개서한을 X(옛 트위터)에 올리고 “대립은 무의미하다”며 종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이 협상 의지가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다(뉴욕타임스)”는 분석도 나온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1일(현지시간) 공개서한. 사진 X 캡처
이란 내부에서는 전시 동원도 확대되고 있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은 전국적 자원병 모집에 나섰다. 일각에선 청소년 동원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대량 문자 발송과 국영방송 등을 통해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혁명수비대도 군사·지원 인력 모집을 공식화했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 역시 참전 인력 모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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