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석기시대 만든다"는 트럼프…주식시장 문 닫은 주말에 공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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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대국민연설에서 “2~3주 내에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겠다”며 이란에 대한 강력한 타격을 예고했다. 동시에 “그 기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주요 목표물을 공격할 것”이라며 그간 공격 대상에서 제외했던 에너지 시설을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조기 종전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이란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한 최대 압박을 가하겠다는 예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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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이란 전쟁과 관련한 대국민연설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석기시대’ 위협 반복…종전 시점 제시 없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전역으로 생중계된 대국민연설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 “핵심 전략적 목표들이 완수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을 기쁘게 밝힌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종전 선언과 그를 위한 출구전략을 제시할 거라던 현지의 예상과는 다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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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한 대국민연설을 진행하고 있다.다. 지난달 2월 28일 이란전쟁이 시작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생중계로 전쟁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이란에 더 강한 군사적 압박을 가하겠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2~3주에 걸쳐 이란에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을 그들이 속해 있던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에 2~3주 가량의 시간을 정해 강한 공격을 가할 거란 일정을 제외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밝혀왔던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매우 강력하게 공격한다’는 것 외에 구체적 발표는 없었다”며 “군사작전을 ‘압도적 성공’이라고 주장하며 불안해하는 미국인에게 ‘균형 잡힌 시각으로 봐달라’고 호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CNN도 “연설은 전쟁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뒤늦은 호소에 가까웠다”며 “정작 전쟁의 종료 시점에 대한 새로운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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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군이 항공모함에서 이란에 대한 '장대한 분노'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 사진 美 중부사령부 CENTCOM

‘백기투항’ 없는 후퇴…명분쌓기용 연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강한 압박을 예고하는 동시에 협상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그는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며 “이 기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주요 목표물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3주 이후엔 “발전소를 매우 강력하게, 아마 동시에 타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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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연설이 진행된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 혁명수비대 사령관 및 희생자들을 위한 장례 행렬에 시민들이 대거 운집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쉬운 목표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석유(시설)를 때리지 않았다”며 “그렇게 하면 그들에게 생존이나 재건의 작은 기회조차 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협상을 종용하며 제시했던 원유 시설 타격 시점은 오는 6일이었다. 이날 연설은 사실상 이미 한 차례 연기했던 에너지 시설 공격에 대한 데드라인을 다시 미룬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시작한 직후 “항복 아니면 확실한 죽음을 맞을 것”이라며 이란의 백기투항을 자신했다. 그러나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장기전을 감수하고 있다.

NYT는 이날 협상 성사 가능성과 관련 다수 당국자를 인용해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종전협상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막대한 군사력을 투입하고도 항복을 받지 못한 채 철수하면 정치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최대 압박을 가하며 협상을 종용한 것은 이란에서 손을 떼기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산유국…호르무즈 알아서 하라”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19분으로 상대적으로 짧았던 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유가 인상에 대한 우려를 달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내 지도력 아래 미국은 엄청난 양의 가스를 보유한, 지구상에서 석유와 가스 생산 1위 국가가 됐다”며 “미국은 현재 거의 석유를 수입하지 않고, 앞으로도 수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동산 원유 공급 차질로 인한 국제유가 인상과 무관하다는 일방적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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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그러면서 막대한 인명 및 군사적 피해가 불가피한 호르무즈 해협 돌파의 책임은 동맹국에게 떠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세계 각국은 공급로를 (스스로) 잘 관리해야 한다”며 “그들이 그토록 절실하게 의존하는 (중동산) 석유를 보호하는 일은 스스로 주도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나아가 “제안할 것이 있다”며 “미국에는 석유가 넘쳐난다. 미국에서 석유를 사라”고 말했다. 또 “좀 늦었지만 용기를 내서 해협으로 가서 스스로 해협을 지키고 원유를 사용하라”며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를 위한 참전 요구에 응하지 않은 동맹국들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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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한 대국민연설을 진행하고 있다.다. 지난달 2월 28일 이란전쟁이 시작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생중계로 전쟁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AP=연합뉴스

트럼프은 이어 “어려운 부분은 (미국의 공격으로) 끝이 났고 이제는 쉬울 것”이라며 “분쟁이 끝나면 해협은 자연스럽게 저절로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향후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해결될 경우, 자신의 역할을 주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금요일의 충격’ 반복…기만술 가능성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수요일인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대국민 연설을 진행한 것은 주말을 기해 대대적 기습 작전에 돌입하기 위한 일종의 기만전술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군이 A-10 공격기 중동 배치 전력을 2배 이상 늘렸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석유 공급이 재개되면 유가는 급격히 떨어지고 주가는 급격히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 상황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선 “인플레이션은 없고 18조 달러가 넘는 기록적 투자가 유입됐다. 특히 1년만에 주가가 53번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주가 상승을 자신의 업적으로 강조해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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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미국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AP=연합뉴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 시장에 영향을 주는 사안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해왔다. 전날 미국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종전 발언에 폭등세를 보였다. 이날 주식시장 개장 직전인 오전 8시44분엔 “이란이 휴전을 요청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이 올라왔다. 반면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을 시작한 지난 2월 28일은 주식시장이 문을 닫은 토요일 새벽이었다.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폭격,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 등 증시에 부정적인 이슈는 주식시장이 문을 닫은 주말에 이뤄졌다.

이러한 패턴에 대해 CNN은 지난달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을 이끄는 동기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트럼프의 발표 시점은 금융시장의 개장과 마감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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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NYSE) 거래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시장의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공교롭게 미국 주식시장은 금요일인 오는 3일 성금요일(Good Friday)로 휴장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격을 감행할 경우 최소 3일간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피할 시간을 벌 가능성이 있다.

미군이 A-10 공격기 중동 배치 전력을 2배 이상 늘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NYT는 국방부(전쟁부)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 이란 선박과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공격에 투입된 A-10 공격기 12대에 더해 추가로 18대를 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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