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이 대신 '어른이'가 점령했다…저출생에 판 바뀐 완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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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동대문 문구완구시장의 한 완구매장에 고객들이 장난감을 둘러보고 있다. 노유림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 동대문 문구완구시장. 골목상권에 위치한 각 완구매장은 입구부터 다양한 장난감을 진열해두고 손님을 맞느라 분주했다. 장난감을 집어 든 소비자 대다수는 20·30세대로, 어린이 고객은 드물었다.
매대에는 ‘말랑이(스펀지 같은 말랑하고 부드러운 촉감의 장난감)’, ‘클리커(누르면 딸깍이는 감각의 장난감)’ 같은 장난감이 눈에 띄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성인 소비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난 품목이다. 이날 여자친구와 함께 완구매장에 들른 전이혁(28)씨는 “SNS 게시글을 보고 처음 와봤는데, 비슷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많아 부담이 없었다”며 “마음에 드는 희귀한 피규어를 저렴하게 구매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동대문 문구완구시장 내 한 매장에서 고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말랑이' 장난감을 찾고 있다. 노유림 기자
저출생 여파로 전통적인 유·아동 시장이 저물고 있지만, 그 자리를 성인 소비층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키덜트(Kid+Adult, 장난감 등 완구류를 소비하는 성인층)족 소비 증가에 실적 반등세 조짐이 보이자 대형 브랜드부터 골목상권 완구 업체까지 유·아동 중심에서 벗어나 20·30세대를을 겨냥한 제품군을 늘리는 분위기다.
소비 연령대 변화는 숫자로 확연히 드러난다. NH농협은행이 NH농협은행·NH농협카드 고객의 상반기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0·30 세대의 완구 관련 지출은 직전년도 대비 224% 급증했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완구 브랜드 토이저러스도 키덜트족 소비 비중이 높은 전자게임류 카테고리의 매출이 2024년 전체 완구 매출에서 9%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14%, 올해 1분기에는 19%까지 늘었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동대문 문구완구시장의 한 완구매장에 고객들이 장난감을 둘러보고 있다. 노유림 기자
문구류 프랜차이즈인 아트박스는 전체 매출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65%, 2024년 67%, 지난해 70%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취향 기반 완구 소비가 늘어나면서 외부 지식재산(IP) 상품 매출 비중도 현재 약 60% 수준까지 늘었다.
덕분에 지난해 아트박스 매출은 269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매출(2479억원) 대비 8.8% 증가했다. 2021년 매출(1314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5년새 매출 두배 뛴 아트박스
업계는 변화의 배경으로 ‘레트로(복고)’ 수요 확대와 성인이 된 이들의 소비 여력 증가를 지목했다. 김경근 롯데마트 토이저러스 팀장은 “태권브이, 슈퍼보드 등 레트로 애니메이션 IP 협업 제품이 큰 인기”라며 “어린 시절 추억을 다시 즐기려는 키덜트족이 취미 생활이나 수집 목적으로 장난감을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2일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토이저러스 잠실점에서 한 고객이 미니카 피규어 상품을 보고 있다. 사진 롯데마트
완구업계선 이제 ‘아이들의 꿈’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취향’도 설계하기 시작했다. 아트박스 관계자는 “유·아동 인구가 줄어든 만큼 아트박스는 20·30세대를 향후 브랜드 성장의 핵심 타깃층으로 보고 있다”며 “젊은 세대의 취향 기반 소비 기조를 반영해 IP 상품 등 다양한 문구·완구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경근 팀장은 “키덜트 트렌드 속 전자게임·피규어·조립 프라모델 등 성인 고객 비중이 높은 카테고리의 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35%를 차지할 정도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롯데마트 청량리점과 잠실점에 키덜트족에게 인지도가 높은 ‘더 티니핑 미니’ 체험형 콘텐트 공간을 마련했으며, 향후 20·30세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캐릭터 스토어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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