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결국 트럼프 계산대로? 韓, 중동산 대신 미국산 원유 수입 늘린다

본문

bt8f09f74dc1316b00f0ec9a24d4f95aec.jpg

원유 운반선. 사진 삼성중공업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유 수급 차질이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와 정유업계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산 원유 도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유 수급 차질을 겪는 국가를 향해 미국 석유 구입을 해법으로 제시하면서 한국이 미국산 원유를 보다 적극적으로 늘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2일 "중동산 원유 도입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국내 4대 정유사가 모두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물량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며 "대체 물량 중 가장 큰 비중이 미국산"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의 원유 수입에서 미국산 비중이 상당했는데,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한국은 과거 원유 수입에 있어 중동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였으나, 수입 다변화 정책을 펴면서 중동산 비중을 점차 낮췄다. 10년 전인 2016년 수입 물량 기준으로 86%에 달하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지난해 69.6%로 떨어졌다.

줄어든 중동산 자리는 미국산이 가장 크게 메웠다. 한국의 원유 수입에서 미국산 비중은 2016년 0.21%에 불과했으나 2018년 5.3%로 오른 뒤 2019년 12.4%, 2023년 13.5%, 2024년 15.7%, 지난해 16.3%까지 올라왔다.

한국은 2015년 미국의 원유 수출 금지 해제 이후 셰일 오일·가스 생산·수출을 확대하자 중동 정세 불안 등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산 도입을 늘렸고,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적극적으로 미국산 도입을 확대했다.

정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대미 관세·통상 협상 과정에서 미국산 에너지 도입 확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 무역에서 큰 흑자를 보는 한국에 대해 무역 불균형 문제를 지적하며 관세 위협에 나서자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통해 무역수지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동산 원유·가스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을 향해 "미국에서 석유를 구입하라"고 제안하면서 한국에도 미국산 도입 압박이 가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통상 당국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언급이 아니어도 정부와 업계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분야 영향이 6월 이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정부와 업계는 원유와 천연가스, 나프타 등의 대체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체 공급선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등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을 받지 않는 중동 국가와 미국, 카자흐스탄, 그리스, 알제리 등 다양하다.

정유업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대주주로 있는 에쓰오일의 중동산 도입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는 미국산 원유 확보를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에너지 역시 중동 위기에 따라 미국산 조달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7,166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