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김도영·노시환·양의지…부진하면 더 주목받는 스타의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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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가 맞붙은 지난달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KIA가 0-4로 뒤진 3회 초 1사 만루에서 김도영이 타석에 섰다. 그는 2024년 홈런 38개를 치고 도루 40개를 해낸 ‘천재 타자’다. 그해 팀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에 오르자 “김도영이 지금 광주시장에 출마하면 당장 당선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만루 헛스윙 삼진으로 받은 비난을 다음 경기에서 만회한 김도영. 뉴스1
3볼-1스트라이크. 타자에게 가장 유리하고,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오는 볼카운트다. SSG 투수 김건우는 눈에 띄게 제구가 흔들렸다. 그러나 이때 김도영이 김건우의 높은 직구에 두 번 연속 헛스윙했다. 공 두 개가 다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났는데, 장타를 노리고 무리하게 배트를 돌리다 삼진으로 돌아섰다. KIA는 결국 한 점도 뽑지 못했고, 3회 말 5점을 내줘 0-9까지 밀렸다. 최종 결과는 6-11 패배. 11점을 준 투수들보다 두 번의 헛스윙으로 득점 기회를 날린 김도영이 비난의 중심에 섰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은 올해 연봉 10억원을 받는다. 내년부터 11년간 최대 307억원을 받는 비 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도 해냈다. 그런데 올 시즌 출발이 썩 좋지 않다. 특히 지난달 31일 KT 위즈와의 대전 홈 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 5삼진으로 물러났다. 한 경기 5삼진은 2019년 데뷔한 노시환도 처음 겪는 부진. 다섯 번 모두 득점권에 주자가 있었기에 충격이 더 컸다.
시즌 첫 안타를 내야안타로 만들어내는 양의지. 사진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양의지는 올 시즌 첫 3경기에서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다. 지난달 28~2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전까지 14타석에서 무안타로 물러났다. 개막 3경기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82명 중 안타가 하나도 없는 선수는 양의지가 유일했다. 양의지는 골든글러브 역대 최다 수상자(10회)이자 올 시즌 연봉 42억원을 받는 최고 몸값 선수다. 지난 시즌 타격왕인 그의 침묵이 길어지자 주목도가 높아졌다.
팬들의 기대와 관심은 선수의 몸값과 이름값에 비례한다. 큰돈을 받고 큰 인기를 누리는 선수들은 남들보다 더 많은 찬사를 받거나 더 거센 눈총을 견디며 그라운드에 나선다. 스타플레이어의 숙명이다. 물론 오랜 시간 검증된 주전 선수에게만 주어지는 특권도 있다. 슬럼프가 길어져도 꾸준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스스로 극복할 시간을 얻고, 실제로 대부분의 선수가 반등에 성공한다.
지난해 노시환과 양의지의 3월 8경기 타율은 각각 0.167과 0.174였다. 시즌 종료 시점 노시환은 국내 타자 중 가장 많은 홈런(32개)을 쳤고, 양의지는 역대 포수 최초로 두 번째 타격왕(0.337)에 올랐다. 감독들이 흔들림 없는 신뢰를 보내고, 이들이 팀의 간판으로 자리 잡은 이유다.

지난 1일 KT전 첫 안타를 때려낸 노시환. 사진 한화 이글스
이범호 KIA 감독은 김도영의 헛스윙이 예상보다 더 큰 논란으로 번지자 “(아무리 김도영이라도) 어떻게 매번 잘 치냐”고 되물었다. 이 감독은 “만루에서 뭔가 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선수마다 볼이 유독 스트라이크처럼 보이는 날이 있다”며 “그렇게 성장하고 공부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도영은 이틀 뒤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2점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변함없이 높은 공에 적극적으로 타격했고, 직전 경기와 달리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는 “나는 하이 볼에 약한 선수가 아니고, 거기가 내 존이다. 그날은 그냥 내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도 다르지 않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5삼진 경기는) 아마 노시환 본인이 가장 가슴 아팠을 거다. 분명 빠르게 회복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지했다. 노시환은 이튿날인 지난 1일 KT전에서 8회 중전 안타를 때려 6득점 빅 이닝의 물꼬를 텄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양의지는 파워와 정확성을 갖춘, 무서운 타자다. 곧 타격감이 올라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양의지는 같은 날 삼성전에서 1루까지 전력 질주해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투지로 끌어낸 시즌 첫 안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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